■언어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어렵거나 비슷하게 출제됐다. 듣기평가와 쓰기, 어법 등에서 일부 문항이 어려워 중하위권 학생의 체감 난도가 높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학 분야는 고전시가와 현대수필의 복합 지문으로 구성됐다. ‘교목’(이육사), ‘들길에 서서’(신석정) 등 교과서나 EBS 교재의 작품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만분가’(조위), ‘질화로’(양주동), ‘고고(김종길)’ 등 생소한 시와 수필도 일부 나왔다.
비문학 분야에선 인문(지식의 유형과 형성), 사회(제3자 효과), 과학(화성의 운하), 문화(팝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지문에 대한 독해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나왔다. 복지 정책에 대한 도표를 제시한 시사 문제와 인터넷 댓글을 지문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문제도 나왔다.
듣기와 쓰기는 일상 언어생활과 관련된 문제가 많았다. 듣기는 방송, 강의, 대담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고, 쓰기에서는 ‘-되다’의 발음과 표기를 묻는 문제 등 평소 틀리기 쉬운 어휘가 나왔다.
■수리
자연계 ‘가’형은 지난해보다 까다로운 반면 인문계 ‘나’형은 쉬운 편이었다.
가형은 도형과 그래프를 이용한 문제가 지난해 8개에서 11개로 늘었고, 나형은 지난해와 같이 4개였다.
가형에서는 도형과 함수의 식을 이용해 직접 도형을 그려 가면서 참과 거짓을 가리는 문제(9번)와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변곡점을 묻는 문제(29번)가 출제돼 당황한 수험생이 많았다. 선택 분야에서 미적분 문제가 예년에 비해 어려웠다.
수험생이 까다롭게 여기는 경우의 수에 대한 문제(가형 14번, 나형 23, 29번)는 여러 가지 개념을 물어 어려운 편이었다.
나형은 6, 9월 모의평가나 EBS 교재와 비슷한 문제가 많고 새 유형이 없어 평이했다. 함수, 수열, 지수로그 등 전 범위에 걸쳐 골고루 문제가 나왔다.
주관식 배점은 가형 33점, 나형 32점으로 지난해에 비해 1점씩 늘었으며 가형의 선택과목 배점은 17점으로 1점 줄었다.
■외국어
새 유형의 문제는 없었다. 수능 기출문제나 모의평가에서 많이 다뤄진 쉬운 문제들이 출제됐고, 9월 모의평가와 문항 배열 순서까지 거의 같았다. EBS 교재의 지문을 축소 또는 확대한 문제들이 나와 쉬웠다는 반응이다.
50문항 가운데 듣기 및 말하기 문항이 17문항, 독해 및 작문이 33문항 출제됐다. 광범위한 읽기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교과서에 없는 여러 가지 소재의 지문을 채택한 것이 특징.
어법과 어휘는 수준이 높지 않았고, 작문력을 요구하는 문법 문제가 나왔다. 듣기는 대부분 발음이 정확하고 속도가 느려서 쉬운 편이었다. 장문 독해는 지문 길이와 유형이 지난해와 비슷하고, 문장만 해석하면 탐구적 사고를 하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그림과 도표를 활용한 문제도 나왔다. 환경 관련 도표를 해석하도록 한 37번 문항은 영어로 치르는 탐구영역이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탐구
사회탐구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과학탐구는 어려웠다. 교과서 밖의 소재를 실생활과 연결한 문제가 많아 암기보다는 사고력과 탐구력이 필요했다.
사회탐구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지만 전반적인 난도는 낮은 편이 아니었다. 지난해 어려웠던 한국지리와 법과 사회, 사회문화는 약간 쉬운 반면 지리와 정치는 자료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푸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의 문제점,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 시사 문제가 여러 과목에 걸쳐 다뤄졌다. 인터넷 법률상담 등 실생활 관련 문항도 많았다.
과학탐구는 복합적 개념을 묻는 새로운 유형이 많아 어려웠다. 특히 물리Ⅰ과 화학Ⅱ는 생소한 그래프가 많아 상위권 학생들도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생물과 지구과학은 지난해와 유사했지만 배경 지식보다는 제시된 자료를 활용하도록 하는 문제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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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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