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아시아 12개국 가운데 영어 소통이 가장 힘든 나라로 꼽힌다. 토플 평균점수는 세계 147개국 중 93위다. 영어교육의 ‘고비용 저효율’이 두드러진다.
국민이 영어를 못하면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영어가 안 통하는 나라는 국제적 투자에서 소외되기 쉽다. 지난해 컨설팅회사 매킨지 조사에 따르면 중국 공과대 졸업생 가운데 10%만이 다국적기업 취업이 가능한 반면, 헝가리나 폴란드는 50%가 가능했는데 영어 실력이 그런 차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국내 영어 교육의 내실화가 절실하다. 2008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에 영어수업이 신설되지만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 초등학교 1학년생의 74%가 사교육을 통해 따로 영어를 배운다고 한다. 학교 수업이 사교육보다 부실하면 여기서도 공교육이 외면당할 우려가 있다. 크게 부족한 원어민 교사와 전담 교사의 확충이 급하다.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도입된 1997년 첫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과 그 직전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최근에 비교했더니 초등 영어 교육을 받은 쪽이 영어를 훨씬 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기교육의 효과를 말해 준다. 전교조는 영어 교육 확대에 반대하지만 국어 교육 부실화 대책은 따로 세우면 된다. 세계화시대, 2세들의 앞길을 막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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