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주요대학 정시모집 논술대비법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6분


논술고사는 대학마다 출제 경향이 다르다. 수험생은 차별성이 없는 판박이형 답안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9월 성균관대 2학기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논술고사는 대학마다 출제 경향이 다르다. 수험생은 차별성이 없는 판박이형 답안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9월 성균관대 2학기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7학년도 정시모집의 논술 출제방향에 대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입학 관리 책임자에게 직접 들어본다. 각 대학은 논제나 제시문의 성향이 다를 뿐만 아니라 수험 시간과 답안 분량도 천차만별이다. 수험생을 위해 대학 책임자들의 이야기를 잇달아 소개할 예정이다.》

논제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 중시

서울대 논술은 지난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 하나의 논제와 복수의 제시문으로 구성된 문제 유형과 세 시간 동안 2500자 내외를 쓰는 시험 형식도 같다.

서울대는 수험생에게 친숙한 주제에 대해 다각도의 깊이 있는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하고 있다.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이란 지난해 정시모집 논술 주제도 교과서가 공유지의 비극, 시장 경제와 국가의 개입, 국제 경쟁과 신자유주의 등 주제 관련 영역을 다루고 있어 수험생에게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대는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이 아니라 논제와 제시문에 함축된 정답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려고 한다.

정시모집 논술고사는 인문계열 1단계 합격자와 음악대학 작곡과 이론전공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며, 2단계 전형 총점의 10%(작곡과 이론전공은 총점의 5%)를 차지한다. 채점에서는 논제의 논점 파악, 창의적인 문제 설정 및 해결, 논리적 서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양비론 또는 양시론에 입각한 절충형 답안, 단기간의 학습을 통해 외워서 쓴 답안, 학원에서 익힌 정형화된 논리나 상투적 예시로 채워진 답안보다는 창의적인 답안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수험생은 일관적이지 못한 글의 흐름, 논리적 비약, 반론과 논증이 없는 일방적 주장을 피해야 한다. 제시문의 요약과 예시 또는 인용이 많은 답안에선 학생의 고유한 ‘생각’을 찾을 수 없다. 논증 과정이 빠진 ‘요약→주장→예시→주장 반복’이란 구성은 적절하지 않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

현대사회 관련된 주제 자주 출제

고려대는 지난해와 같이 안암캠퍼스 인문계 지원자만 논술을 10% 반영하게 된다. 2시간 동안 1600자 안팎 분량이다. 논술 제시문은 공통 주제를 지닌 3∼5개의 지문이다. 논제는 제시문의 공통 주제를 말하고 제시문의 연관 관계를 밝힌 뒤 그 주제에 대한 수험생 자신의 생각을 쓰도록 요구한다.

고려대는 수험생 스스로 제시문을 분석해 자신만의 글을 써나가는 것을 중요시한다. 제시문의 숨겨진 의미까지 심도 있게 파악하고, 자신의 논지를 분명한 논거를 통해 일관성 있게 전개하여 밝힘으로써 설득력이 높은 글을 쓰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평소에 비판적인 독해 훈련을 생활화해야 한다.

채점에서는 수험생의 독자적인 가치관이나 견해 자체를 평가하지 않는다. 답안에 제시된 객관적인 서술 능력과 종합적 사고력이 주요 평가 대상이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 논술에는 정답이 없다. 그렇다고 오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논리가 빈약하거나 논리적 비약이 있는 논술문, 주어진 논제의 핵심을 벗어난 논술문, 제시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논술문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한글 맞춤법이나 원고지 작성법 및 분량 등 형식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논술문 역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논제는 현대 사회와 관련된 것이 많다. 특히 사회 과학이나 사회 철학의 이론과 쟁점이 자주 출제된다. 2006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큰 것과 작은 것의 차이와 그 관계, 2006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질서의 의미나 바람직한 질서, 2007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에서는 사회정의와 효율성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김인묵 고려대 입학처장

자기의견 일관성 유지땐 큰 점수

연세대는 정시모집 인문사회계 지원자에 한해 논술고사를 4.19% 반영한다. 150분 동안 1800자 분량이어서 수험생이 쓰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쓸 수 있다.

연세대는 중고교 교과와 관련된 국내외의 주요 텍스트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바탕으로 일반 서술형 문제를 낸다. 논제(지시문)와 함께 제시문을 주고 그 제시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었는지, 제시문으로 문제를 어떻게 파악했고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전개했는지를 총체적으로 평가한다. 이를 통해 수험생의 독해력, 창의력, 논증 및 표현력을 평가한다.

수험생이 논제를 파악하고 각 제시문을 정확히 분석해 자신의 의견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표현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답안의 분량 미달이나 초과, 제시문 옮겨 적기, 논제와 무관한 이야기 등은 감점 대상이다.

제시문은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사회에 관한 여러 책에서 고루 선정되어 왔다, 미술 작품 등이 제시문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제시문이 발췌된 책을 직접 읽지 않거나 그림을 보지 않았더라도 꾸준한 독서와 사고를 통해 다양한 지적 경험을 쌓은 학생이면 풀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는 지난 몇 년간의 논술고사 기조를 유지하되 비교적 평이한 수준의 문제를 출제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2004년 웃음의 사회적 의미, 2005년 나이 듦의 의미, 2006년 불안의 사회적 기능 등을 출제했다.

일상에서 접하는 사건이나 현상을 자신의 관점으로 정리,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술고사 준비를 하면서 비판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 대학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능력도 갖추게 될 것이다.

각 대학 정시모집 논술 기출문제
대학시기계열문항구성논제제시문 출전
고려대2005 정시인문문제 1개제시문 4개제시문들의 공통 주제를 말하고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설명. 그리고 그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가)슈마허, ‘내가 믿는 세상’(나)크기와 그것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임을 상기시키는 글(출제진 집필)(다)김우창, ‘사회공간과 문화공간’(라)장자, ‘소요유’
2006 정시(가)이청준, ‘당신들의 천국’(나)중국선진시대 역사서 ‘국어’ 중 ‘정어’ (다)M.C.비어슬리, ‘미학사’(라)하이에크. ‘자유헌정론’
서울대2005 정시인문문제 1개제시문 2개제시문 (가)에 드러나 있는 사물의 인식방법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이에 근거해 제시문 (나)의 내용을 논해라. 또 주어진 다섯 개의 문장들을 논술에 활용하고, 그중 한 문장은 반드시 직접 인용(가)박지원, ‘열하일기’의 ‘일야구도하기’의 한 부분(나)외국 시민교육기관의 자료집에 나와있는 우화를 각색한 것
2006 정시문제 1개제시문 7개사례에 나타난 세 가지 경쟁의 성격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에 대해 논술하라(가)하딘, ‘공유의 비극’(나)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다)슘페터,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라)하이에크, ‘법, 입법, 그리고 자유’(마)존 롤스, ‘사회정의론’(바)슐레히트, ‘사회적 시장경제’(사)리스본 그룹, ‘경쟁의 한계’
연세대2005 정시인문문제 1개제시문 5개제시문에 담긴 ‘세월이 흘러감’에 대한 생각을 ‘욕망’과 연관시켜 분석하고, 의견을 논술하라(1)이명한, ‘백주집’ 권20 중 ‘문대’(2)성경전서 전도서 2:18∼23(3)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4)티치아노, ‘인간의 세 시기’(그림)(5)W.B.예이츠, ‘나이 들면 철이 드는 법’
2006 정시문제 1개제시문 4개제시문들의 공통주제를 찾아 각 제시문을 분석하면서 사회문화 현상에 적용해 논술하라(1)남동원, ‘주역해의’(2)조지 허버트, ‘도르래’(3)지크문트 프로이트,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4)리자 자딘, ‘기발한 탐구: 과학혁명의 구축과정’

이재용 연세대 입학처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