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2007정시 논술 특집]서울-고려대학교 논술 문제유형

  • 입력 2006년 11월 21일 02시 57분


《이제는 논술이다. 대입 정시모집에서 논술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내신 성적과 함께 3대 전형요소의 하나다. 수능과 내신 성적이 이미 결정된 시점에서 수험생들은 논술 실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시모집 논술은 대학별로 유형이 조금씩 다르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파악해 맞춤식 연습을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대학별 유형에 맞춘 연습문제를 싣는다.》

▼ 서울대학교 논술 문제유형▼

【사례 A】

필요한 물건을 살 때는 정보탐색을 주로 인터넷으로 해요. 엄마는 인터넷을 잘 모르시니까 제가 주로 찾아보죠. 아무래도 그럴 땐 제가 좋아하는 것을 추천하게 돼요. 또 어떨 땐 일부러 제 맘에 드는 것 몇 가지를 인터넷에서 뽑아드리죠. 그중에서 비교해서 사셔도 어차피 제가 원하는 것이니까요. 결국 우리 집에서 뭘 살 때는 제 의견이 더 많이 반영돼요.

【사례 B】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즉, 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인물은 타인을 자신의 수족처럼 쓰고 사용할 수 있다.

【사례 C】

범죄예방에 대한 CCTV 기술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시민권리단체들은 이런 기술발전에 대한 우려를 일관되게 표시해 오고 있다. 그들은 공공장소에서의 감시카메라 설치는 개인과 시민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사례 D】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4차 협상 첫날부터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무력 충돌이 잇따랐다. 오전 내내 산발적인 충돌을 이어온 시위대와 경찰은 오후 들어 격하게 대립했다. 특히 시위대가 ‘한미 FTA 저지 범국민대회’를 마치고 중문단지 주변으로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제시문 1】

권력과 폭력은 대립적이다. 즉, 하나가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곳에서, 다른 하나는 부재한다. 폭력은 권력이 위태로운 곳에서 나타나지만, 제멋대로 내버려둔다면 그것은 권력의 소멸로 끝난다. 이것은 폭력의 대립물을 비폭력으로 사고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함의한다. 그래서 비폭력적 권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동어반복이다. 폭력은 권력을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폭력은 권력을 전혀 생산할 수 없다.[한나 아렌트(사진) ‘폭력의 세기’]


【제시문 2】

권력이 항상 부정적인 기능만으로 움직이며, 그저 “그것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금지의 명령만을 되풀이한다면 과연 사람들이 권력에 그렇게 순종할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해 권력이 효과를 발휘하고 사람들이 권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권력이 단순히 금지의 기능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만이 아니라 무엇인가 사물을 관통하고 생산하며 쾌락을 유도하고 지식을 형성하며 담화를 만들어내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권력은 억압이라는 부정적인 기능을 넘어서 사회적 육체를 가로지르는 일종의 생산적 그물망으로 파악해야 한다.[미셸 푸코(사진) ‘권력과 지식’]

【제시문 3】

지금 한창 징계 사회를 대체(代替)해 가고 있는 것이 통제 사회이다. ‘통제’란 버로스가 새로운 괴물을 지칭하기 위하여 제안한 이름이며, 푸코는 그것이 장차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폴 비릴리오 역시 급속도로 확산(擴散)되고 있는 통제의 형태를 계속 분석해 내고 있다. 그 형태들은 닫힌 체제의 지속(持續)을 통하여 작용하던 과거 징계율을 대체해 가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약품 생산이라든가 핵 조작, 유전학적 조작 등은 얘기할 필요가 없다. 그것들은 새로운 과정(過程) 속에 개입될 것이다. 어느 체제가 가장 지독한지, 혹은 가장 참을 만한 것인지 따져볼 것도 없다. 왜냐하면 제각기 해방(解放)과 굴종(屈從)을 대립시키고 있으니까. 가령 감금의 장소인 병원의 위기 상태에서, 지역별 구분(區分)이라든가 통원, 왕진 치료 등이 새로운 자유를 가져다 주는 듯하지만, 실상 가장 가혹한 감금 상태에 버금가는 통제 기관의 일환(一環)인 것이다. 두려워하거나 희망(希望)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저 새로운 무기를 찾을 일이다.[질 들뢰즈(사진) ‘대담’]

【제시문 4】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언제나 일반 선원의 자격으로 바다에 나간다. 선원 일은 나의 노고에 대해 대가를 지불해 주기 때문이다. 동전 한 푼이라도 승객에게 돈을 지불한 예는 없다. 반대로 지불하는 쪽은 오히려 승객이다. 돈을 지불한다는 것과 돈을 받는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얼마나 큰 차이인가? 돈을 받는다는 것, 이를 무엇에 비할 수 있겠는가? 돈은 지상의 온갖 악의 근원이므로 돈을 가진 사람은 절대로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우리의 뿌리 깊은 믿음을 생각하면 사람이 돈을 받기 위해 행하는 갸륵한 수고야말로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아아, 얼마나 즐겁게 우리는 그 파멸에 몸을 맡기고 있단 말인가?[허먼 멜빌(사진) ‘모비 딕’]

【제시문 5】

마셜 맥루한은 전자적 커뮤니케이션과 교통수단의 발달이 내파(內破·implosion)라는 구조적 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내파란 인간 경험의 모든 측면을 한 장소에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먼 거리에 떨어진 사건이나 사물을 동시에 감지하고 만질 수 있는 현상이다. …중략… 사회적 측면에서 내파는 권위 질서의 붕괴로 나타난다. 경계의 약화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사회 유형은 권위주의적 사회 혹은 조직이다. 권위주의는 경계의 엄격한 구분으로 가능하게 된 정보의 독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 독점의 상실은 부모가 자식에 대해, 교수나 교사가 학생에 대해, 선배가 후배에 대해, 그리고 공무원이 시민에 대해 무턱대고 권위를 강요할 수 있었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제시문 6】

인간 위에 무서운 존재로 군림(君臨)하고 그들에게 처벌에 대한 공포감을 불어넣어 옭아매는 가시적 권력이 없을 때,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와 열망에 의하여 빚어질 수밖에 없는 처참(悽慘)한 전쟁 상태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인간 자신이 국가에 의한 구속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은 만인으로 하여금 그들 모두의 권력과 힘을 한 사람이나 한 집단에게 양도(讓渡)하고 그들 모두의 의지를 다수결에 따라 그 사람이나 그 집단의 의지로 축소(縮小), 대체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개의 인간이 한 사람이나 한 집단을 지명하여 자신의 모든 권리를 송두리째 양도하고, 만인의 공동 평화와 안전에 관련되는 사안에서 그 사람이나 그 집단이 취하거나 취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 바로 개개인 자신의 행동이라는 사실을 만인이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전쟁 상태로부터 탈출하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결국 만인은 그들 자신을 그의 의지에 복종시키고 그의 판단에 맡기는 셈이다.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

◎풀어 보세요

사례 (A), (B), (C), (D)는 현실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권력의 문제를 비유적으로 보여 준다. 이 네 가지 권력의 성격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권력의 의미와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서 논술하시오. (제시문 <1>∼<6>을 참고할 것)

홍영용 학림학원 통합교과 논술연구소 부소장

☞ 해설과 분석, 답안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

▼ 고려대학교 논술 문제유형▼

[제시문]

(가) 시민들은 모든 법에 동의한다. 심지어 그의 의지에 반하는 것까지, 그리고 그가 감히 그들의 어느 것 하나를 어겼을 때 그가 처벌받을지라도. 국가 구성원의 항상적인 의지가 ‘일반의지’이다. 그들이 시민이고 자유로운 것은 그것 때문이다. 법이 국회에서 제안될 때, 그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그들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가 아니고 그것이 그들의 일반의지에 부합하는가의 여부이다. 시민 개개인은 이러한 질문에 자신의 표를 던짐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표결의 결과는 일반의지로 선포된다. 그러므로 내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의견이 지배적일 때 그것은 단지 내가 실수를 했다는 것, 내가 일반의지라고 믿었던 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나) 국가의 정책결정은 기본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모든 사안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사안의 성격에 따라 그 합의의 중요성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다. 하나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할 때 개개인의 의견 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민 전체의 100% 합의는 이루어질 수 없지만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을 통하여 합의의 정도와 그 정책에 대한 참여도를 끌어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고 정책참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 시간 지체가 생김으로 인해 정책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다) 지금 한 국가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려고 한다. 이러한 정책 마련을 하기 위해 여러 연구와 조사를 통해 가능한 A, B 두 가지 정책을 제시하고 이 두 가지 정책 중 한 가지를 선택하려고 한다.

이 정책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1년 후에는 정책의 효용성은 떨어지지만 참여도는 높아지고 정책들의 성과는 국민들의 참여도에 비례하여 달라지게 된다고 한다.

단위 참여도당 예상되는 각 정책의 경제적 성과를 효용성이라 하면 그 효용성은 정책 시행 시점에 따라 다음과 같이 예상된다.

효용성 (단위:억원)
시행시점정책올해내년
정책 A128
정책 B65


참여도 (단위: %)
시행시점정책올해내년
정책 A20

정책 B40

한편 현재 여론조사를 통해 예상되는 참여도는 다음과 같으며 한 해 동안의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참여도는 정책A의 참여도 증가량이 정책B의 참여도 증가량보다 두 배 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 모든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아무런 이의도 제기되지 않고 항시 활용되고 있는 과반수 다수결 제도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자원배분을 가져오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의 결론은 부정적이다. 즉, 시장적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참여자가 경제력에 비례하여 투표하며 시장 실패가 일어나지 않는 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보장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과반수 다수결을 선택한 비시장적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수결 제도에 의한 자원배분 결정은 일반적으로 과다 또는 과소 공급으로 나타나며,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자원배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수결 제도를 통한 비시장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위자의 선호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을, 공공선택이론에서는 중위투표자 정리라 부른다. 중위투표자 정리는 현실에서 왜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많은 일반 국민이 불만을 갖느냐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는 데에 그 중요성이 있다.

즉, 다수결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는 한, 중위자의 선호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므로 중위에서 먼 투표자는 자기의 선호와 다른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의 정부정책이 상당수의 국민에게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갖게 하는 이유가 된다.

(마) 의사소통 행위는 어떤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매개체로서 언어의 사용을 전제한다. 그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세계와의 연관을 통해서 상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거나 혹은 경쟁하기 위해 타당성 요구를 제기한다. 이상적인 의사소통 상황에서 개인은 자유롭게 논의에 참여하고 의문을 제기하거나 주장을 제시하고 태도와 희망 그리고 요구를 표명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한다. 이런 과정에서 모든 사람에게는 내적이거나 외적인 강압과 반대되는, 자발적 견해가 갖는 능력을 통해 공정하게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동일한 기회가 허용된다. 그래서 이상적 의사소통 상황의 궁극적인 목적은 합리적 사회를 달성하는 것이고 개인들 사이에서 비지배적인 관계를 위한 규범을 제공하는 것이다.

◎풀어 보세요

Ⅰ. 위 제시문들은 의사결정과정의 효율성과 민주성에 관한 것이다. (라)의 요지를 밝히고(200자 이내), (마)의 관점에서 (라)의 견해를 비판한 뒤, 모든 제시문을 참고하여 합리적 의사결정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30점)

Ⅱ. 제시문(다)에서 제시문(가)가 말하는 ‘일반의지’에 해당하는 정책을 말하고 그 ‘일반의지’가 바뀔 수 있을지를 설명하시오. (20점)

Ⅲ. 제시문 (라)의 입장에서 우려하는 상황이 제시문 (다)에서 발생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A와 정책B의 참여도가 얼마나 증가해야 하는지 그 비율을 설명하시오. (20점)

Ⅳ. 제시문(다)에서 국가가 올해 정책을 결정해서 시행한다면 효용성은 크지만 참여도가 낮고, 의견수렴과정을 통해 내년에 시행한다면 효용성은 작아지지만 참여도가 높아져서 정책의 성과는 지금 시행하는 것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정책성과를 내기 위해 국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서술하시오. (20점)

Ⅴ. 제시문들을 활용하여 현대사회에서 정책결정의 타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시오. (10점)

<유의 사항>

1. 답안에는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표현을 쓰지 말 것.

2. 논술문의 제목은 쓰지 말 것.

3.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쓰지 말 것.

4.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I은 800자(±100자), IV는 400자(±50자)가 되게 할 것.

박경식 학림학원 통합교과 논술연구소 상임연구원

이갑식 학림학원 통합교과 논술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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