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도깨비뉴스’]“고3이니까… ” vs “고3이라도…”

  • 입력 2006년 11월 25일 03시 03분


수능이 끝난 뒤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쓰던 책을 버려 학교 마당에 널려 있다. 사진 제공 도깨비뉴스
수능이 끝난 뒤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쓰던 책을 버려 학교 마당에 널려 있다. 사진 제공 도깨비뉴스
‘수능 끝난 고3들의 마지막 발악’, ‘고3들의 스트레스 풀어주는 학교’.

이런 제목으로 요즘 인터넷상에 뜬 사진들이 있다. 16일 2007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쓰던 책을 버리는 사진이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나가면서 논란이 일었다.

동아닷컴의 도깨비뉴스가 이런 사진 중 4장을 골라 설명을 붙여 띄워놓자 누리꾼들이 댓글 27건을 붙였다.

도깨비뉴스에는 지난해에도 고3들이 수능이 끝난 뒤 그동안 배운 책을 교실 뒤쪽 창문 밖으로 찢어버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많이 올랐다.

사진을 본 누리꾼 가운데는 “얼마나 그들을 묶어 놓았기에 세월이 흐를수록 저렇게 심해질까. 아이들을 해방시켜라”며 동정 어린 눈길을 주는 이도 있었지만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찬성 의견은 대체로 “고3들의 기분을 이해해 주자”는 주장이었다.

“오히려 사진 보고 매번 바뀌는 입시정책, 한 줄 세우기, 낙타 구멍 통과하기에 지친 학생들이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그렇게 봐주시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ID PHD) “자기들 알아서 하게 냅둬요, 좀.”(ID 냅둬)

실제로는 책을 몽땅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도 올라와 있다.

“수능 문제집 남겨봐야 무슨 짝에 쓰려고요…. 자습서라면 모르지만, 초공감입니다. 일반적인 책이 아니라고요.”(ID J.Min) “저 올해 수험생인데… 버리는 책은 다 썼거나 교육과정이 아예 달라져 버려서 새 책이라도 쓸데가 없어서죠. 저 책들이 모두 못 쓸 책은 아니겠지만 깨끗한 책, 다 쓴 책 구분도 안 하고 막 버리진 않습니다. 저희 학교는 교실 뒤에 쌓아두고 후배들이 쓸 만한 거 가져가고 나면 폐품업자를 불러서 버리더군요.”(ID ˚˚ )

그러나 사진에 대해 비판적 의견이 더욱 많이 눈에 띄었다. “이건 아닌 듯싶은데. 어지럽게 널려진 책을 보니, 내 마음도 어지럽군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고3 시절을 겪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은 매한가지일 터인데.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ID kleine)

“나도 수능 보고 다 버렸는데. 몇 달 있다 다시 샀다.-_-;; 재수 하면 어쩌려고, 쯔쯔쯔.”(ID ·…) “우리 애도 이번에 수능 치렀는데 수능 이튿날 책을 다 버리려고 정리하기에 동생에게 물려주라고 했건만 반응이 영 신통찮다. 꼭 저런 식으로 버려야 하나?”(ID 개잡는칼) “자기가 쓸모없으면 폐지 버리는 곳에다가 버리든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주면 되지, 왜 밖으로 집어던지나?”(ID 폐지)

ID 개나소나는 “수능시험을 치른 게 그렇게 대수고 생색낼 일이냐? 수능 끝나면 인생도 끝나냐? 나 27세… 나중에 후회하지 말란 소리 내 나이 되면 알게 될 거다”고 훈계했다.

그런가 하면 조심스럽게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왔다. “저것도 빼빼로데이 같은 상술에 낚인 거 아냐?”(ID 빼빼로)

도깨비뉴스는 또 찬반을 떠나 “이것도 하나의 문화”라면서 “그냥 바라봐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성하운 기자 hawoon@donga.com

▶ [도깨비뉴스]고3생들의 수능후 ‘책 버리기’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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