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는 이달 중순부터 관내 1만3000그루에 이르는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을 모아 잘 말린 뒤 남이섬에 보내고 있다. 24일에도 트럭 2대분이 출발하는 등 200t 규모의 낙엽이 남이섬에 도착했거나 곧 전달될 예정이다.
송파구의 은행나무 낙엽이 남이섬으로 가는 이유는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본 노란 낙엽으로 뒤덮인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직접 걸어보려고 남이섬을 찾았던 국내외 관광객들이 실망하고 돌아서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서울보다 북쪽에 있는 남이섬은 11월 초순이면 은행잎이 대부분 떨어지기 때문.
송파구에 거주하는 남이섬 운영·관리회사 ㈜남이섬의 강우현 대표는 최근 "버려지는 은행 낙엽이 너무 아깝다"며 송파구에 활용을 제안했고 은행 낙엽 소각비로 연 4000만 원을 지출해온 송파구는 "돈 주고 태우느니 트럭에 실어 갖다 주는 게 이익"이라며 올해부터 매년 '낙엽 운반 작전'을 펴기로 동의한 것.
은행 낙엽을 공짜로 얻게 된 ㈜남이섬 측은 송파구에 감사하는 뜻에서 이 낙엽이 깔리는 산책로를 '송파 은행낙엽 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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