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고(高)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서 최초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데 이어 27일 이곳에서 3km 정도 떨어진 황등면에서도 고병원성 AI가 추가로 발생했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28일 긴급 브리핑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농장에서 닭들이 집단 폐사하기 전에 이미 두 번째 농장으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이번 주 중반까지 AI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면 방역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당초 전망했다. 그러나 두 번째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고병원성 AI가 창궐한 2003년 이상으로 AI가 확산되고 사태가 길어질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003년에는 12월 10일 충북 음성군의 한 농장에서 닭 2만6000마리가 죽은 뒤 각각 5일과 7일 뒤 같은 음성지역 오리와 닭 농장에서 AI가 추가 발생했다. 이후 다음 해 3월까지 3개월 동안 전국 6개 시도, 10개 시군의 19개 농장에 AI 바이러스가 퍼져 모두 53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도살 처분된 바 있다.
○ 두 농장의 연관성은 23번 국도
농림부는 지금까지의 역학조사 결과 닭을 수송할 때 이 지역 양계농장들이 주로 이용하는 국도 23번을 함께 이용했다는 점, 닭 사육에 필요한 왕겨 수송차량이 두 농장에 모두 들렀다는 점에서 두 농장이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두 농장은 같은 부화장에서 병아리를 분양받지는 않았으며 농장주들이 인척관계도 아니다.
농림부는 29일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도살 처분의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초 발생 농장에서는 반경 500m 안의 닭, 오리 등 가금류만 도살 처분했지만 AI가 추가 발생된 만큼 반경 3km 안의 모든 가금류를 도살 처분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농림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발생지역의 반경 3km 안에는 24개 농가 70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사육되고 있어 이를 도살 처분해 땅에 묻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함열읍의 농장 부근 초중고교 학생 50여 명은 28일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등교가 정지됐다.
익산교육청은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라 이 농장의 반경 1.5km 안에 있는 함열여중 30명을 비롯해 함열중 17명, 함열고 5명, 함열초 3명, 다송초 2명 등 모두 57명의 학생을 등교를 정지시키거나 귀가 조치했다.
교육청은 일단 30일까지 이들의 등교를 막고 학교별로 교장 재량에 따라 등교정지 조치를 추가 또는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생지의 경계지역인 반경 10km 안에는 35개교에 총 4721명의 학생이 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초기대처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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