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변양호 前국장 윗선 개입 단서없어”

  • 입력 2006년 11월 29일 02시 55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과 관련해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윗선이 불법적으로 개입한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28일 밝혔다.

채동욱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해 8개월 동안 철저히 수사했으나 이번 사건의 실체가 당초 예상과는 다른 것 같다는 심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재경부 국장 이상의 윗선에서 은행 매각을 부당하게 지시했다면 실무진과 윗선 간의 갈등이나 마찰이 있어야 하는데 예상보다는 그런 징후들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1조3000억 원대의 대형 은행 매각 건을 재경부 주무 국장이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동안 전현직 장관급이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의 개입 의혹이 제기돼 왔으나 검찰의 잠정 결론은 이런 의혹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은 자본 확충의 필요성은 인정됐지만 그렇다고 부실을 부풀려 론스타에 매각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심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또 외환은행 헐값 매각은 변 전 국장이 주도하고, 이강원(구속) 전 외환은행장은 변 전 국장의 지시를 받아 론스타에 매각하는 것을 도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하종선(구속·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 변호사를 통해 변 전 국장에게 수천만 원을 전달한 정황과 관련해 론스타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