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사람/46세 사시 최고령 합격 김재용 씨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6시 21분


“묵묵히 뒷바라지 해준 아내가 고마울 따름이죠.”

28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제48회 사법시험에서 최고령 합격한 김재용(46·사진·인천 남구 주안동) 씨.

전남 해남 출신으로 광주 금호고와 전남대 철학과를 졸업한 김 씨는 서른아홉에 고시공부를 시작해 7년 만에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한때 노동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생계를 위해 학원 강사를 하는 등 인생이 순탄치 않았다.

대학 졸업 후 1984년 고려대 대학원에 진학해 철학 교수의 꿈을 키우던 그는 2년 뒤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인천지역 기계제조업체에 취업했다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도용한 사실이 적발돼 ‘공문서 변조’ 혐의로 잠시 옥고를 치렀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공장을 그만둔 김 씨는 인천지역 학원가에서 1998년까지 5년간 영어강사를 했다.

마흔을 목전에 두고 인생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짐을 싸 서울 신림동 고시촌으로 들어갔다.

1차 시험에 3번이나 붙고도 2차 시험에서 매번 탈락했을 때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인천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는 아내(42)와 아들(15)을 생각하며 2차 시험 6번째 도전 끝에 뜻을 이뤘다.

그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데다 토익 등 바뀐 시험제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학원을 부지런히 다니면서 다른 고시준비생들과 활발하게 정보를 교환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사법연수원에 들어가 법조인의 길을 걷는 김 씨는 “출발은 늦었지만 인권변호사로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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