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부지사의 ‘비장한 상경’

  • 입력 2006년 12월 4일 07시 15분


이창희(55) 경남도정무부지사가 20일 가까이 도청으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서울에 머물며 국회와 정부 부처를 바쁘게 돌아다닌다.

그의 목표는 ‘남해안 발전지원 특별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7월 국회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그를 영입하면서 “역점 시책인 ‘남해안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법안 통과에 다걸기(올인)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남, 전남지역 여야 의원 3명이 각각 남해안 발전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환경단체의 반대와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진척이 더디자 이 부지사는 고민 끝에 보따리를 쌌다. 지난달 15일 조형호 비서와 ‘남해안시대 추진단’ 대외협력팀의 박성재 김희용 씨 등 공무원을 대동하고 상경한 것. 숙소는 여의도에 잡았다.

지금까지 접촉한 의원은 40여 명. 그는 의원들을 붙잡고 “법안 통과를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건설교통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 기획예산처도 찾았다.

최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상정된 이 법안은 4일 공청회에 부쳐진다. 건교위 법안심사소위는 5일 여야 의원이 낸 유사 3개 법안을 묶어 심의할 예정. 소위를 통과하면 다시 법사위에 회부되고, 최종적으로 본회의에 넘겨진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남해안 개발을 집중 지원하는 이 법안은 동·서해안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데다 자연공원법 완화에 따른 환경단체의 반발도 커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환경단체는 입법계획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 부지사는 “올해 말까지 서울에 머물면서 끝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1979년 입법고등고시에 합격한 그는 27년간 줄곧 국회에서 일해 ‘빠꼼이’로 불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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