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운행 중이던 화물차 앞 유리창에 돌을 던진 혐의로 현장에서 붙잡힌 화물연대 포항지부 조합원 박모(35) 씨 등 2명에 대해 이례적으로 살인미수 혐의로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3일 오후 11시 반경 포항시 남구 호동 세아제강 앞 도로에서 조합원이 아닌 김모 씨가 몰던 25t 화물차의 앞 유리에 돌을 던져 김 씨가 급제동하는 바람에 뒤따르던 25t 화물차가 추돌해 뒤 화물차의 운전사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이 실린 상태에서 화물차가 급제동을 하면 적재물이 앞으로 쏠려 운전석을 덮치면 운전사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음을 피의자들이 아는 상황에서 돌을 던져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화물연대가 화물연대에 소속되지 않은 차량의 운송을 방해하기 위해 차량에 불을 지르거나 길에 대못을 뿌리는 등 67건의 불법 행위가 발생해 관련 혐의자 25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운송 방해 계속돼=경찰청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4일 전국 12개 지역에서 1580여 명이 참여해 집회를 열었다. 이날 부산 남구 용당동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앞에서 화물연대 소속 근로자 30여 명이 시위를 벌여 트레일러의 진·출입이 차단됐다. 이날 신선대터미널은 컨테이너 반·출입 물량이 평소의 30% 선에 그쳤다.
운송 방해도 계속됐다. 이날 오전 2시경 전남 광양시 태인동 태인체육공원 앞 도로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최모(37) 씨 등 5명이 비조합원 이모(44) 씨의 화물차량 유압 호스를 절단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부산 감만부두 모 하역업체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주파수 공용통신(TRS)을 통해 운행 장면이 세 번 촬영되면 야간에 불을 지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운전사들이 보복을 우려해 운행을 기피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물류 피해도 증가=부산 인천 광양항의 4일 반·출입 물동량은 평시 대비 각각 50∼70% 수준에 그쳤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경우 평소 운송을 담당해 온 화물차 100여 대의 차주 중 90여 대가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권고와 협박 등에 밀려 운송에 불참함으로써 이날 하루 30억 원어치의 물량을 반출하지 못했다.
하루 150∼200개의 컨테이너를 부산항과 광양항으로 보내는 삼성 광주전자의 경우 이날 운송이 중단돼 생산 제품을 40개 컨테이너에 실은 채 야적장에 쌓아 놓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5일 국회 건교위 법안 심사에서 정부가 운송료를 고시하는 표준료율제, 노동기본권 보장 등의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민주노총과 연계해 6일 부산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광양=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운송 거부:
화물운송업 노동자는 90% 이상이 지입제 형태로 고용된 비정규-특수고용직이다. 정부는 화물연대 소속원들을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간주하며 화물연대도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의 행위도 노조의 집단행동인 파업이 아니라 ‘운송 거부’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 정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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