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얘들아 이젠 학교에서 볼일 보렴”

  • 입력 2006년 12월 7일 02시 59분


서울 강남구는 내년까지 관내 초등학교의 변기를 모두 양변기로 교체하겠다고 6일 밝혔다.

현재 강남구의 30개 초등학교에 있는 변기는 모두 1956개. 이 중 걸터앉는 방식의 양변기는 453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쪼그리고 앉는 ‘화변기’다. 강남구는 6억 원을 들여 화변기 1503개를 전부 양변기로 바꾸고 화장실 배관설비도 교체할 계획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양변기에만 익숙한 초등학생들이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꾹 참았다가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가서 ‘볼일’을 본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 구비를 들여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강남구를 ‘교육 1번지’라고들 말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서 강남권 학교에는 시설개선 지원을 거의 하지 않아 교장들이 구청장실로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많다”며 “이런 식의 역차별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벌어진 강남북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교육지원 조례까지 제정한 서울시도 학교 변기 교체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취득세와 등록세 합산액의 1.5%, 즉 연간 500억 원 안팎의 교육지원 예산의 일부를 활용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서울시내 학교 변기를 학생들에게 익숙한 양변기로 교체해 나갈 계획인 것. 초등학교와 재정상황이 열악한 강북권 학교가 우선 지원 대상으로 정해졌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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