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AI때문에…최전방 마을, 철새 먹이주기 행사 모두 취소

  • 입력 2006년 12월 7일 06시 57분


강원도 최전방 주민들의 철새 사랑이 조류 인플루엔자(AI)의 발생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독수리 찾는 마을’로 잘 알려진 양구군 방산면 현리 마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독수리 환영대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전북 익산시에서 AI가 발생해 먹이 주기를 할 수 없기 때문. 이로 인해 독수리들도 찾아오지 않고 있다.

독수리는 해마다 11월 중순경 ‘선발대’가 마을로 찾아왔다가 먹이를 발견하면 수백 마리가 뒤이어 날아들어 장관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는 4, 5마리가 마을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간 뒤 다시 찾지 않고 있다.

이 마을이 독수리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탈진한 독수리 한마리를 정성껏 치료해 보내 준 게 발단이 됐다. 이후 해마다 100∼200마리의 독수리가 찾아온 것. 주민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마을 앞 논바닥에 먹이를 뿌려 주며 ‘독수리 환영대회’를 열어 왔다.

12월부터 1월 초 사이에 철새 축제를 열어 왔던 철원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축제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철원군 관계자는 “최근 행사 관련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으나 AI 때문에 축제를 잠정 중단키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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