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권 학부모들은 우수 고교에 지원할 수 있는 문호가 열렸다는 점에서 대체로 반겼다. 일부 학부모들은 긴 통학 시간을 감수하고 특정 고교를 고를 학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중학생과 초등생 자녀를 둔 백수연(41·서울 노원구 상계동) 씨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강남 지역 학교에 보내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선택 가능성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박상훈(39·성북구 돈암동) 씨는 "초등학생 딸이 일주일에 세 번씩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영어학원에 다닌다"면서 "대학에 갈 때까지 딸을 강남에 있는 학원에 계속 보내고 고교도 강남 지역으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학부모들은 자녀가 집에서 먼 학교에 배정될지 모른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초등 4학년생 아들을 둔 정모(54·강남구 대치동) 씨는 "다른 지역 학생들이 강남 지역에 많이 몰리면 학급당 학생 수가 늘거나 강남 거주자가 먼 지역의 학교로 가게 될 것"이라며 "양극화 해소 대책 때문에 강남 지역 학생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선호 학교와 기피 학교가 두드러지게 갈리게 되는 점을 우려해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학교선택권을 다소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명문대 진학률에 따라 고교가 서열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다양한 고교를 만들어 획일적인 평준화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이금천 정책실장은 "소수의 선호 학교과 다수의 비선호학교로 갈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모든 학교의 질을 높이는데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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