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광공업고 1학년 김재희(16·사진) 양의 별명은 ‘여고생 사장님’. 식탁 위에 있는 음식이 식지 않도록 해 주는 ‘참살이 정온장치’로 1000만 원대의 판매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그를 사장님으로 변신시켰다.
“음식을 다 먹을 동안만이라도 찌개가 식지 않게 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지요.”
김 양이 만든 ‘참살이 정온장치’는 냉각과 발열이 동시에 가능한 ‘펠티어 소자’를 이용했다. 이 장치에 음식을 놓은 뒤 원하는 온도를 설정하면 식사 내내 그 온도를 유지해 준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전자과학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는 등 기계나 전자공학에 관심이 많았다”며 “고교 동아리도 ‘전자제어부’를 택해 방학 때도 센서와 열전도현상 등에 관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김 양은 3개월간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이 제품 500대를 만들어 한 전자회사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미래 창업에 대비해 ‘지엘코리아’란 회사 이름도 지어 놓았다. 지엘은 ‘굿 라이프(Good Life)’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시민자원봉사회중앙회는 9일 서울 중구 흥인동 성동공고에서 열린 ‘제3회 실업계고교생 사장되기 창업대회(Be The CEOs)’ 시상식에서 김 양을 포함한 20명에게 특상(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여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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