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탐구는 표준점수 올라가고, 수리 나·외국어는 내려가

  • 입력 2006년 12월 13일 11시 51분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언어와 탐구영역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워 표준점수가 올라간 반면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은 쉽게 나와 표준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리 영역은 인문계 수험생이 많이 응시하는 '나'형이 쉽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낮아지면서 최고점수도 '가'형이 145점, '나'형 140점으로 '가'형이 처음으로 높았다. 탐구영역의 표준점수는 과목별 차이가 심해 사회탐구는 최대 14점, 과학탐구는 지난해보다 5점 많은 16점 차이가 났다.

수능 성적은 정상적인 성적분포도를 보여 중위권 수험생이 많아 중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대학 지원을 둘러싼 눈치작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3일 수능 채점결과와 영역별·과목별 등급구분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를 발표하고 이날 오전 수험생들에게 개별 성적표를 통지했다.

영역별 과목별로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기준점수는 언어가 127점, 수리 '가'형 134점, 수리 '나'형 137점, 외국어영역 130점이었다. 영역별 1등급 비율은 언어 5.40%, 수리 '가' 4.18%, 수리 '나' 4.21%, 외국어 4.74% 등으로 나타났다.

언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2점으로 지난해보다 5점 오른 반면 외국어는 쉬워 134점으로 지난해보다 8점 떨어졌다.

사회탐구 표준점수 최고점은 윤리가 81점인 반면 법과사회는 67점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는 물리Ⅱ가 어려워 표준점수 최고점이 83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으나 지구과학Ⅰ은 67점으로 최대 차이가 지난해보다 5점이 더 벌어졌다.

입시전문가들은 "언어와 탐구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 유리할 것"이라며 " 2008학년도부터 대입제도가 바뀌기 때문에 하향 안전지원 경향으로 중상위권이 대학 지원에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인철 기자inchul@donga.com

영역별 성적 특징

1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 대해 평가원과 입시기관은 대체로 무난한 점수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달리 탐구영역에서 2등급이 없는 과목이 한 과목도 없고 성적 분포가 정상곡선을 이뤘다는 것이다. 수리 '나'형에 비해 매년 표준점수가 크게 떨어져 논란이 됐던 수리 '가'형의 최고점이 처음으로 수리 나'형을 앞서는 등 수리 '가'형 선택자의 불리함은 다소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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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택과목 특성상 과목별로 표준점수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이 계속됐고 과학탐구는 점수 차이가 지난해보다 더 벌어졌다. 이에 따라 언어와 탐구영역에서 성적이 좋은 수험생이 대학 입시에서 유리할 것으로 분석됐다.

▽언어 어려워 표준점수 상승=지난해 쉽게 출제돼 원점수 만점자가 1만 명이 넘었던 언어영역이 올해는 다소 까다로워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5점 오른 132점이었다.

1등급과 2등급 구분 점수도 각각 127점, 123점으로 각각 2점씩 올라 상위권 수험생들은 지난해보다 유리해진 편이다.

반면 외국어영역은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으로 지난해보다 8점이나 떨어졌다.

응시자 대비 만점자 비율은 언어와 수리'가'형은 0.3%, 수리'나'형과 외국어영역은 각각 1.8%와 1%로 나타났다.

수리 '나'형과 외국어, 사회탐구의 만점자 비율이 수리'가'형과 과학탐구에 비해 높아 인문계열 상위권층이 지난해보다 두터워지고, 최상위권 표준점수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리 '가'형 불리 감소=수리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차이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었다. 수리 '나'형이 예년에 비해 쉽게 출제되고 자연계열 응시자 중 8만 명 정도가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수리 '나'형을 택해 평균 성적이 올랐기 때문이다.

수리 '가'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5점(지난해 146점)으로 처음으로 '나'형 최고점인 140점(지난해 152점)을 추월했다. 수리 '가'형에 주어지는 가산점을 감안하면 최상위권에서는 수리 '가'형 응시자의 불리함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위권 이하에서는 여전히 수리 '나'형의 표준점수가 높고 고득점자가 많아 '나'형 응시자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득점 수험생은 '나'형의 응시자가 '가'형보다 훨씬 많다. 표준점수 138점 이상의 고득점 수험생의 경우 '가'형 응시자는 2151명이지만 '나'형 응시자는 8589명으로 4배에 달한다. 따라서 수리 '가'형에 가산점 5%를 부여하더라도 여전히 '나'형 응시자가 유리할 수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수리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12점이나 떨어져 인문계는 최상위권 합격선이 크게 하락하고 자연계는 예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탐구영역 표준점수 차이 여전=탐구영역 선택과목 간의 점수 차이는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

사회탐구의 경우 난이도가 높았던 윤리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81점인 반면 법과사회는 67점으로 지난해처럼 14점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물리Ⅱ는 83점이지만 지구과학Ⅰ은 67점으로 16점 차이가 났다. 지난해에는 최대 11점 차이가 났었다.

제2외국어ㆍ한문은 아랍어Ⅰ이 지난해에 이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00점을 기록한 반면 프랑스어 Ⅰ은 66점으로 34점 차이를 보였다.

2005학년도와 2006학년도 수능에서는 1등급 비율이 2등급 누적비율 11%를 초과하면서 2등급이 없는 과목이 4과목과 1과목씩 나왔지만 올해는 그런 과목이 없고 대체로 등급 비율이 고르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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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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