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소녀 집단폭행 피해 아파트서 투신

  • 입력 2006년 12월 18일 15시 51분


집단폭행을 피해 아파트 3층에서 투신한 친구를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다시 3시간여 동안 감금한 채 협박한 10대 여고 중퇴생 등 1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경기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박모(18·고교 중퇴) 양 등 또래 친구 11명은 지난달 3일 오후 11시경 이모(18·고교 휴학) 양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J아파트 3층의 빈 집으로 끌고 가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이 양은 폭행을 이기지 못하고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고, 척추와 골반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채 의식을 잃었다.

그러나 박 양 등은 실신한 이양을 다시 아파트로 끌고 가 의식을 회복하자 "폭행 신고를 하지 말라. 우리가 소년원에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이 양이 "신고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 3시간30여 분만에 아파트 1층에 내려놓은 뒤 119에 신고해, 이 양이 구급차에 실려 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달아났다.

이 양은 이후 병원에서 2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보행불능의 영구장애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박 양 등 가해자 11명(남자 8명, 여자 3명)은 13~18세로 이 양과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이며, 대부분 학교를 중퇴했고 4명 만 고교에 다니고 있었다.

박 양 등은 경찰에서 "이 양이 '고교를 졸업했다'는 등 거짓말을 자주해 한번 손을 봐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이 양은 겁에 질려 병원에 옮겨져서도 "계단에서 굴렀다"고 사고경위를 거짓으로 둘러댔지만 전신골절상을 입은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한 병원 측과 부모가 경찰에 신고해 사건 전말이 드러났다.

경찰은 박 양 등 폭행에 직접 가담한 3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유기치상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안산=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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