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골프여행 갔던 한국인들 꽃뱀에 거액 뜯겨

  • 입력 2006년 12월 18일 18시 04분


중국에 골프여행을 갔던 한국인들이 꽃뱀 일당의 덫에 걸려 거액을 뜯겼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18일 골프여행을 주선한 뒤 꽃뱀을 붙여 성관계를 갖도록 하고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뜯은 혐의(공갈 등)로 B(52·울산시)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제주 모대학 강사인 H(33) 씨 등 2명은 B 씨의 주선으로 올해 7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으로 골프여행을 떠났다.

H 씨 등은 골프를 친 뒤 B 씨의 소개로 알게 된 여성 2명과 술을 마신 뒤 선양 시내 ㅍ호텔에 투숙했다. 그러나 이들이 성관계를 하자마자 중국 공안(경찰) 복장을 한 남성 5명이 들이닥쳐 경찰서로 연행하려 했고, 겁에 질린 H 씨 등은 합의를 조건으로 풀려나 귀국한 뒤 범인들의 계좌로 1억6000만 원을 송금했다.

H 씨는 경찰조사에서 "중국에서 성폭행범으로 교도소에 갈 경우 무시무시한 생활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없었다"며 "공안 복장을 한 남자들이 경찰서로 가자면서 어디론가 데려갔지만 경찰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이들에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중국인을 매수해 공안 흉내를 내도록 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포항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꽃뱀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사건을 알아내고 추적해 왔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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