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이 불편한 대전시내 육교나 지하보도를 횡단보도로 교체하자는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이 같은 여론에 따라 올해 이미 대전에 487개, 충남에 391개의 횡단보도를 신설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도 보행 동선이 단절된 아파트, 상가, 주택가 밀집지역 등의 이면도로에 횡단보도를 계속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전시내 주요 간선도로의 보행권은 아직도 미흡한 상태.
17일 오후 5시 반경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사거리. 지체장애인 윤모(45) 씨는 대전시청에서 백화점 쪽으로 휠체어를 타고 길을 건너려다 그만 멈춰서야 했다. 횡단보도가 없었기 때문. 윤 씨는 근처의 지하보도를 힘들게 이용하기보다 차라리 150m쯤 떨어진 곳까지 내려가 길을 건넜다.
이런 불편은 중구 은행동을 가로지르는 중앙로(대전역∼충남도청 1.4km)가 대표적. 선화동과 은행동 정동 원동 등의 상권이 밀집된 이곳에는 10개의 지하보도만 있을 뿐 횡단보도는 단 1개도 없다. 갤러리아백화점 동백점 사거리와 중앙데파트 앞 횡단보도는 있던 것마저 없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횡단보도 설치 여론이 높은 것은 알지만 유동인구가 줄어 상권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지하상가 상인들의 사정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국장은 “전국 자치단체들은 조례를 제정해 육교와 지하보도를 되도록 설치하지 않고 있는 추세”라며 “차량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교차로에는 반드시 횡단보도가 설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성효 대전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없어진 횡단보도를 다시 만들거나 새로 설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나 용기를 갖고 추진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대전시의 조치가 주목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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