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멧돼지 쫓아라” 호랑이똥 작전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7시 27분


“멧돼지는 호랑이 똥만 봐도 무서워한다?”

전북 순창군이 군립공원인 팔덕면 강천산(해발 540m)에 나타나는 멧돼지를 쫓기 위해 호랑이 똥을 산에 뿌렸다.

강천산 주변에 멧돼지가 자주 나타나 등산객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발생하자 궁리 끝에 ‘멧돼지가 호랑이를 무서워해 똥만 봐도 도망간다’는 민간의 속설을 믿어 보기로 한 것.

순창군은 14일 전주 동물원에서 받아온 호랑이 똥 5kg을 등산로 5곳에 뿌려 놓았다.

올겨울 동안 매주 한 번씩 동물원에서 호랑이 똥을 받아다 등산로 주변에 뿌릴 계획이다.

순창지역은 올해 수렵허가지역으로 사냥이 가능해졌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강천산 군립공원은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수렵이 금지돼 멧돼지 등 야생 동물이 사냥꾼을 피해 공원구역 안으로 들어 올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호랑이 똥이 멧돼지를 쫓을 수 있을지는 순창군도 확답을 하지 못한다,

환경산림과 박현수 씨는 “호주의 한 대학에서 실험을 통해 호랑이 똥이 멧돼지 퇴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기사를 인터넷에서 보았고 지난해 전남의 한 자치단체가 사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산간지역에서는 멧돼지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농작물과 가축 피해가 늘어나자 주민들이 호랑이 똥을 구하기 위해 동물원을 찾거나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순창군 관계자는 “겨울철이면 설경이 아름다운 강천산에 등산객이 몰려오는데 가끔 멧돼지가 나타나 등산객들을 놀라게 한다”며 “고육책으로 짜낸 멧돼지 퇴치법이 효력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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