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혈서 쓰든가” 선생님 한마디에…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숙제를 해오지 않은 초등학생 2명이 교사의 지시를 잘못 이해하고 혈서를 쓴다며 손가락을 벤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0일 전북 군산교육청과 군산 S초교에 따르면 5일 2교시 수업시간에 6학년 담당 이모(25·여) 교사가 숙제를 자주 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두 학생에게 “혈서를 쓰거나 청소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 교사가 지시를 한 뒤 밖으로 나가자 김모 군 등은 연필 깎는 칼로 자신들의 가운뎃손가락 상단 부분을 0.5cm가량 그었다.

당시 교실에서는 급우 30여 명이 이를 지켜보다가 비명을 지르거나 복도로 뛰어나갔고 김 군 등의 손가락에서 피가 멈추지 않자 급우들이 보건실로 데려가 응급 치료를 받게 했다. 이들은 혈서를 쓰지는 않았다.

이 교사는 “깊이 반성을 하라는 뜻에서 혈서를 쓰든지, 청소를 하라고 말했지만 정말로 손가락을 벨 줄은 몰랐다”면서 “함부로 말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교육청은 이날 오후 장학사를 학교에 파견하고 진상조사를 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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