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워주고…압박하고…與, 정운찬 영입 작전 돌입?

  • 입력 2006년 12월 22일 03시 01분


영입 대상자에 대해 여당과 정체성이 맞는 사람이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발언을 계속해 ‘친여권 인물’이라는 딱지를 붙인 뒤 ‘끝까지 제안을 거부하면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압박해 결단을 이끌어낸다는 것.

‘강금실 영입’의 경우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김두관 당시 대통령정무특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동의하면서 당을 걱정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본격화됐다. 강 전 장관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2월 임시 전당대회에서 서로 강 전 장관을 영입할 수 있다며 경쟁하기도 했다.

이에 강 전 장관은 “고민 중”이라며 계속 모호한 태도를 보이다 여당 인사들에게서 “판이 잘 안 되면 같이 강물에 뛰어들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봐서라도 출마해야 한다”는 ‘협박성(?)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여권 인사들은 정 전 총장이 7월 서울대 총장직에서 물러난 직후부터 ‘정 전 총장은 개혁 성향의 경제전문가’라고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정 전 총장은 “나는 대통령감이 아니다”, “거기 간 사람들 다 망해서 오더라”며 사양하는 태도를 취해 왔다.

최근에는 김 의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총장은 (경기) 고교 후배로 잘 알고 친한데, 한나라당 노선과는 확실히 다르다”며 정 전 총장이 결국 반(反)한나라당 대열에 몸을 싣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정치권의 구애에 모호한 태도로 대응하다가는 강 전 장관처럼 시나브로 정치권 입문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 전 총장이 강 전 장관처럼 결단을 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강 전 장관의 경우 현 정부에서 실세 장관을 지낸, 여권 인사였지만 정 전 총장은 오히려 여권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넘어야 할 절차와 고비가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또 서울시장 후보와 달리 대선후보는 당내의 기존 주자들로서도 선선히 양보하기 힘든 자리다. 승부가 어떻게 날지 모르는 치열한 경선전에 정 전 총장이 뛰어들지도 미지수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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