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진모)는 이재순(48) 전 대통령사정비서관 가족을 포함해 제이유네트워크가 영업 정지된 뒤 거액의 수당을 받은 사업자들에 대해 사법처리할지 검토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당초 특혜성 수당을 받은 사업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으나, 돈을 받은 사람 중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배임의 공범으로 사법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재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의 가족 외에도 대통령경호실 팀장의 부인 강모 씨 등 10명 안팎의 정관계 인사 본인 또는 가족이 이 같은 방식으로 ‘특혜성’ 수당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영업 정지 뒤 피해자의 0.2%만 수당 받아=검찰은 이날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해 12월 제이유네트워크가 영업 정지된 뒤 주수도(50·구속) 제이유그룹 회장의 지시 또는 사전 승인을 받아 특별보전수당이 지급됐다”면서 “수당을 주고받은 과정에 정당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 씨가 영업 중단 이후 ‘일부 사람에게 돈을 함부로 준 행위’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사실상 이 전 비서관 가족 등에게 특혜성 수당이 지급됐음을 인정한 것. 이 전 비서관 가족 6명은 제이유 사업자로 활동하며 13억8000만 원을 투자해 11억8000만 원의 수당을 받았다. 이 중 지난해 12월 이후 1억5400만 원을 매출에 대한 수당 또는 선지급금 명목으로 받았다. 강 씨는 같은 방식으로 1억2000여만 원을 받았으며 검찰은 최근 강 씨를 한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이런 방식으로 돈을 받아간 사람은 모두 200여 명으로 검찰이 파악한 전체 제이유 피해자 11만여 명 가운데 0.2% 수준에 불과하다. ▽공직자들은 모두 무혐의=검찰은 이 전 비서관 본인에 대해서는 “부당하게 제이유의 영업에 개입하거나 로비를 받은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K 차장검사 누나 부부와 박모 치안감이 주 씨의 측근 A씨(45·불구속 기소)와 각각 5000만 원대의 자금거래를 한 것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검찰은 특별수당을 받은 사람 중 사법처리 대상이 있는지, 제이유 측의 로비를 받은 정치인이 있는지 등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혹이 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별 내용 없는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현직 검사와 그 가족들이 관련된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춘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자금의 출처와 용처 등까지 철저하게 조사하다 보니 오히려 발표가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앞으로 제이유그룹의 정치인 관련 로비와 서해유전 개발에 관한 의혹, 공정거래위원회 유착설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 차장검사는 “특히 공정위 전직 간부들이 불법 다단계업체에 참여해 많은 피해를 준 부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