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원 손가방' 돌려준 현역 군인

  • 입력 2006년 12월 24일 16시 58분


현역 군인이 2000만 원의 사업자금이 든 손가방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육군 제203 특공여단 2대대에서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정호(38) 상사가 그 주인공이다.

최 상사는 지난 15일 업무 차 충남 천안시 신방동 일대를 거닐다 모 은행 맞은편 도로에서 우연히 작은 손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내용물을 확인하던 최 상사는 깜짝 놀랐다. 손가방 안에는 100만 원권 수표 등 총 2000만 원의 돈과 20여 개의 통장이 들어 있었던 것.

최 상사는 다행히 손가방에서 분실자인 장모(여) 씨의 이름과 사무실 전화번호가 적힌 입금확인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연락이 닿은 장 씨의 남편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나왔다.

장 씨의 남편은 작지만 성의 표시라도 하고 싶다고 제의했지만 최 상사는 이를 굳이 마다하고 "주인을 찾게 돼 다행"이라며 손가방과 함께 혹시 몰라 자신의 전화번호만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손가방을 잃어버린 당사자인 장 씨는 당시 은행에 통장 지급정지 신청을 하고 경찰서를 찾아 분실신고를 하는 등 한마디로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최 상사의 이 같은 선행은 사흘 후인 18일 장 씨가 국방부 홈페이지 열린게시판에 `대단히 고마운 국군장병 아저씨'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기업체를 운영하는 장 씨는 "군인 아저씨의 선행으로 아주 아찔한 순간을 모면했다"며 "조그만 성의 표시도 마다해 (남편이) 그냥 보내 드렸는데 그냥 있기에는 그분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워 이렇게 글을 올린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최 상사는 "통장과 함께 거금을 잃어버린 주인을 생각하니 빨리 찾아줘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단지 군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했을 뿐인데 세상에 알려지게 돼 쑥스럽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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