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속내 털어놓은 친구가 경찰 조사 받을줄이야

  • 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7분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친 20대 남성이 불안한 마음에 친구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다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친구를 조사하던 경찰관이 수상한 문자메시지를 보고 이를 추궁하면서 뺑소니 범행이 들통 난 것.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사는 김모(27) 씨는 자신이 다니는 방앗간 동료의 현금카드를 훔쳐 900만 원을 인출한 혐의(절도)로 20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 확인하기 위해 김 씨의 휴대전화를 검사하던 중 ‘나 사고 쳤다. 불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견했다.

김 씨는 경찰의 추궁에 “내 친구가 뺑소니 사고를 냈다”며 친구의 범행을 실토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의 동네 친구인 신모(27) 씨는 17일 오후 9시 반경 마포구 서교동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 의경 2명과 주변에 있던 차량 5대를 치고 달아났다.

신 씨는 자신이 일하는 술집 사장 박모(41) 씨의 승용차를 몰래 타고 나갔다가 사고를 낸 뒤 차를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 세워 놓고 열쇠만 제자리에 갖다놓았다.

경찰은 25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신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신 씨가 아직도 자신이 어떻게 검거됐는지 모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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