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남자양궁대표팀 윤성철 감독

  • 입력 2006년 12월 26일 0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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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쏘기는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 깃든 자랑스러운 전통 무예입니다. 이런 민족적 자질이 양궁에 접목돼 한국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막을 내린 제15회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여자대표팀과 함께 양궁에 걸려 있는 4개의 금메달을 휩쓸고 돌아온 남자 양궁대표팀 윤성철(44) 감독. 그는 인천 토박이다.

인천 동구 송현동 현대제철의 양궁단 감독이기도 한 그는 박경모(인천 계양구청)와 장용호(예천군청) 이창환(두산중공업) 임동현(한국체대) 선수를 이끌고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1998년 열린 방콕 아시아경기 이후 8년 만에 전 종목 석권이라는 영광을 되찾은 것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침착하게 활시위를 당겼기 때문.

하지만 선수들은 윤 감독에게 공을 돌린다.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도하의 사막 바람이 승부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그는 출전에 앞서 전지훈련 장소로 바람이 강하게 부는 제주도를 택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고, 선수들은 팀워크를 잘 맞춰 모래 바람을 뚫고 금메달을 휩쓸었다.

그가 양궁을 처음 잡은 것은 1975년 부평동중학교에 입학하면서. 1973년 인천에 처음으로 양궁부가 생겼기 때문에 사실상 인천의 양궁 1세대인 셈이다. 부평고에 진학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고교 2학년생이던 1979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선수로 뽑혔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는 생각에 밤새워 활시위를 당기며 맹연습을 했지만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미국이 보이콧을 하고 한국도 서방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함께 보이콧 대열에 합류해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상무에 입대한 뒤 경북 예천군청 등에서 실업팀 선수로 뛰던 그는 1991년 현대정공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3년 현대제철에 양궁단이 생기면서 고향인 인천으로 돌아왔고, 1996년부터 감독을 맡아 선수들을 지도해 왔다.

그가 지도자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길러낸 국가대표 선수는 10명이 넘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박경모는 물론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재 호주 대표팀 감독인 오교문,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정재헌 등이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자질이 뛰어난 선수를 팀에 데려다 쓰는 것보다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를 발굴해 좋은 재목으로 길렀을 때 지도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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