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영재교 인가 유보…헛도는 영재교육

  • 입력 2006년 12월 28일 03시 05분


내년 8월 신입생 선발계획을 세웠던 서울과학영재학교의 설립 일정이 교육인적자원부의 모호한 태도로 차질을 빚을 우려가 높아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중앙영재교육진흥위원회를 열어 과학영재학교의 추가 설립과 부산에만 있는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국립 전환에 대해 논의했다.

진흥위는 부산의 과학영재학교의 국립 전환을 부결했으며, 과학영재학교의 추가 설립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만 확인했을 뿐 서울 경기 대전 지역 교육청이 제출한 과학영재학교 설립 계획을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현행 영재교육진흥법은 교육부 장관이 영재교육진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영재교육에 관한 종합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진흥위는 교육부 차관이 위원장이며 교육부와 과학기술부 공무원, 대학교수, 영재교육 전문가, 학부모, 변호사 등 15명으로 이뤄져 있다.

교육부는 이날 당초 안건인 과학영재학교 설립 계획을 심의하지 않고 추가 설립 원칙만을 확인하도록 회의를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위원은 “서울 경기 대전 지역의 과학영재학교 설립 계획을 심의하는 자리인 줄 알았다”며 “위원 몇 명이 이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교육부 관계자들은 과학영재학교의 추가 설치 여부부터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교육부가 과학영재학교 설립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평준화 교육을 중시하는 참여정부의 정책기조 때문에 교육부가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는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일부러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논의할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안에 서울과학영재학교의 설립 인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서울과학고를 2008년 3월 서울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할 계획이었으며, 올 8월 서울 구로구 궁동에 새 과학고 교사를 착공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립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었다”며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영재학교 설립이 평준화 정책 기조 때문에 차질을 빚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진흥위가 추가 설립 의견을 냈더라도 실제 설립 인가 여부는 교육부 장관이 결정하게 된다”고 말해 과학영재학교의 추가 설립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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