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부자 더 못죽여 안타깝다"

  • 입력 2006년 12월 28일 14시 52분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정남규(37)씨가 법정에서 부유층에 대한 강한 증오감을 보이면서 "왜 국가가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빨리 사형을 집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씨는 서울고법 형사2부(이재환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내 힘으로는 도저히 살인을 멈출 수 없었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무의식에 따라 살인했고 죄책감도 못 느끼는 사람이 됐다"며 "모든 것이 끝난 이상 빨리 사형을 집행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참회의 빛 없이 태연히 준비해 온 메모지를 읽으면서 "살인에 대한 배고픔이 여전하다", "살인은 하늘의 뜻이었다. 희열을 느꼈다", "부자를 더 못 죽이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고 화제를 돌려 "법에도 불만이 많다. 가진 자들한테 잘 해주고 오히려 힘있는 기관이 더 하다"는 식의 발언도 늘어놓았다.

한편 정씨는 최후 진술을 끝내고 퇴정하던 도중 갑자기 "불만이 많아"라고 외치며 방청석과 법대(法臺) 사이의 낮은 칸막이를 뛰어 넘어 검사석으로 돌진하다 법정 경위와 교도관들에게 붙들려 법정을 빠져나갔다.

선고기일은 내년 1월11일 오전 10시.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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