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경찰서는 "중국에서 수입했거나 국내에서 회수한 중고 휴대전화 기기에 '애니콜' 등의 상표가 부착된 중국산 가짜 휴대전화 케이스를 입혀 국내 시장을 통해 대량 유통시킨 기업형 조직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모(38)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서울 강서구 방화동 작업장에서 중국에서 역수입하거나 국내에서 거둬들인 삼성과 LG, 모토로라의 중고 휴대전화에 폐기 휴대전화의 고유번호(ESN)를 복제한 뒤 이를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사기, 전파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중고 휴대전화를 역수입한 뒤 휴대전화 기기 속에 들어있는 기기판을 분리해내고, 국내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에서 조달한 파손되거나 침수된 중고 휴대전화 기기에서 메인보드, LCD, 번호판 등을 각각 뽑아내 1개의 조립 휴대전화를 만들었다.
이후 케이스와 배터리 등 몸체만 중국에서 원래 제품과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교체해 유명 회사의 제품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불법 개·변조한 휴대전화 2만여 대(시가 11억 원 상당)가 국내 중고 휴대전화 시장에 유통됐다.
'짝퉁' 중고 휴대전화는 겉으로는 국산 휴대전화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1대 당 평균 10만 원 정도(1만 원~25만 원)의 가격으로 인터넷 쇼핑몰과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팔려나갔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들여온 중고 휴대전화는 대당 5만 원 정도로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중고제품을 판매했을 때보다 훨씬 큰 이윤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다음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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