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회 부원장, 김흥주 씨에 금감원자료 유출

  • 입력 2007년 1월 9일 10시 27분


김중회(58)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금감원 내부 자료를 빼내 김흥주(58ㆍ구속)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에게 건네주는 등 김씨의 상호신용금고 인수를 도와주고 거액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서부지검은 8일 김 부원장이 2001년 2월 국무조정실 조사심의관실에 파견돼 공무원 사정업무를 맡고 있던 신상식(55) 전 금감원 광주지원장을 통해 김흥주씨를 소개받아 골드상호신용금고의 인수 작업을 도운 사실을 확인했다.

김 부원장은 김씨로부터 금고 인수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직무상 관리하던 금고 관련 자료를 건네줬으며 이미 다른 사람과 경영권 이전계약을 맺은 금고 대주주 G사 대표 유모씨에게 경영권을 김씨에게 넘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부원장은 또 유씨에게 김씨를 재력가라고 소개해 금고 인수 협약이 체결되도록 했고 김씨가 주식을 취득해 금감원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사실도 확인됐다.

김 부원장은 금고 인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같은 해 2월 하순 서울 방이동 모 아파트 101동 입구에서 신씨를 통해 김씨에게서 1억 원씩이 든 사과상자 2개를 받은 데 이어 3월 초순 여의도 금감원 부근의 전경련회관 뒤 도로변에서 현금 3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조사 결과 김씨는 인도네시아 유전개발 사업, 용인 임야 매입 등으로 자금 압박을 받게 되자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금고자금을 유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 전 금감원 광주지원장은 2002년 11¤12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김씨가 코스닥업체 A사가 발행한 어음 20억 원을 할인받아 대출받도록 해줬고 약속어음을 담보로 10억 원을 은행에서 빌리도록 도와주고 어음에 배서해 이를 보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서부지검은 김 부원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로, 신 전 광주지원장을 특정경제범죄처벌법 위반(사금융알선) 혐의로 이날 구속수감했다.

검은색 코트 차림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김 부원장은 8일 자정께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수사관들에 이끌려 구치소로 향했다.

금감원 직원과 김 부원장의 지인 등 30여명은 밤 늦도록 검찰청사에 남아 김 부원장의 구속집행을 지켜보면서 "힘내시라"는 구호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이일주 영장전담 판사는 두 사람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범죄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