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 로비 의혹' 이근영 전 금감원장 소환

  • 입력 2007년 1월 10일 15시 38분


이근영 전 금감원장. 자료사진 동아일보
이근영 전 금감원장. 자료사진 동아일보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 김흥주(58·구속 수감) 씨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석두)는 이근영(70) 전 금융감독원장 겸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10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돌려 보냈다.

이 전 원장은 2001년 3월경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를 시도하던 김 씨에게 김중회(58·구속 수감·당시 비은행검사1국장) 금감원 부원장을 소개시켜 주는 등 김 씨의 금고 인수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당시 정상적인 금고였던 골드상호신용금고를 김 씨가 인수하도록 돕기 위해 부실금고로 판단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전 원장은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 "할 말이 없다"고 말했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한광옥(65)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999년 경 김 씨에게 권노갑(77) 전 민주당 고문의 개인 사무실 보증금과 임대료 등의 대납을 요구했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했다.

1999년 11월~2001년 9월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 씨는 임대료 대납을 요구할 당시에는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1998년 말 일본에서 귀국한 권 전 고문은 1999년~2002년 4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50여 평대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했으며, 관련 비용만 억대에 이른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씨가 주도적으로 사무실을 알아보고, 김 씨에게 대납을 요구했다"면서 "권 씨는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11일 한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을 불러 조사한 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에게 억대의 비용을 받은 한 씨가 신용금고 인수 등 김 씨의 청탁을 받았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이주성(58) 전 국세청장을 9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청장이 2001년 9월 경 서울 강남구의 고급 룸살롱에서 당시 국세청 과장과 술집 업주 등과 술을 마시다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에 적발된 사실은 확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이 김 씨를 통해 암행감찰을 무마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그런 의혹이 사실이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돼 이 전 청장이 피의자가 될 가능성도 없고, 다시 소환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