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 수줍게 꺼낸 '사랑의 네잎클로버' 책갈피집

  • 입력 2007년 1월 11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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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4시경 경기 과천소방서 구조구급대원들은 사무실로 찾아온 한 80대 할머니로부터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할머니가 쑥스럽게 내놓은 선물은 책갈피 하나 당 네잎클로버 2개와 단풍잎 2개씩 넣어 100개를 비닐 코팅한 책갈피집.

"7년 전에 노환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119 구급대원 분들이 저를 살려 주셨어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작게나마 보답합니다."

네잎클로버 책갈피를 만든 것은 위험한 일을 하는 소방관들이 항상 건강하고 행운과 만복이 깃들기를 바란다는 뜻이라며 할머니는 소녀처럼 얼굴을 붉혔다.

백발이 성성하고 허리마저 구부정한 할머니는 10분 동안 짧게 사연을 얘기한 뒤 한사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몇 차례나 감사 인사를 한 뒤 돌아갔다.

정신없이 바쁜 업무 속에서 잠시 환한 미소를 지었던 구급대원들은 할머니가 200개의 네잎클로버를 모으는 데만 몇 달은 걸렸을 것이라며 모두들 감동했다.

과천소방서 구조구급대 최진만(44) 계장은 "17년간 소방관생활을 하면서 이처럼 뜻 깊은 선물은 처음 받아본다"며 "사랑이 담긴 책갈피를 고이 간직하고 임무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과천=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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