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산단 사업 추진 논란의 핵심인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상반된 평가가 나와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충남도 산하 연구기관인 충남발전연구원은 11일 금강유역환경청이 건설교통부에 보낸 의견서에 대해 “갯벌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산업 가치는 과소평가했다”며 정반대의 반박 자료를 냈다.
환경청은 최근 건교부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3차 보완 내용에 대해 “갯벌 가치는 과소평가하고 산업 가치는 과대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갯벌 가치=연구원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환경청 발표와 달리 오히려 갯벌 가치가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서식밀도(연안생태환경연구소·2005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항갯벌의 저서동물(말미잘, 해삼 등 바다 밑바닥에서 서식하는 동물)의 m²당 서식밀도는 1273개로 새만금(2751개)의 절반에 불과한데도 ha당 경제적 가치(새만금사업민관공동조사단·2000년)가 장항 2584만 원, 새만금 1465만 원으로 평가됐다는 것.
연구원은 갯벌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한국해양연구원(2005년)의 자료도 제시했다. 이 자료 가운데 연안 수질, 퇴적물의 중금속 함유량, 철새 서식 환경, 생물 다양성 등을 나타내는 상태지표는 장항이 5로 가장 나쁘고 새만금은 0으로 아주 좋은 상태다.
새만금민간공동연구단의 일원이었다는 연구원 관계자는 “환경부가 새만금 당시에는 갯벌 가치를 그다지 강조하지 않았다”며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경제 가치=연구원은 “건교부가 1998년도 자료를 근거로 장항산단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했다며 환경청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최근 자료를 근거로 하면 경제 효과는 오히려 늘어난다”며 장항산단의 경제적 가치를 각각 5조9000억 원과 4조3000억 원으로 추정한 충남 산업입지 중장기계획(2006년)과 전국 국가산업단지 평균생산액 연구(2005년)를 근거로 제시했다.
환경청이 장항산단의 분양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충남지역의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 분양률(2006년 3분기 자료·완공 시점 기준)이 각각 99.3%와 97.3%임을 강조했다.
▽해양 환경=연구원은 장항산단 조성을 위한 갯벌 매립으로 검은머리물떼새(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파괴된다는 주장에 대해 인근 유부도 주변에 갯벌이 증가하고 있어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청이 장항산단 주변의 해양 환경 변화를 문제 삼았으나 산단 토사 퇴적과 이를 막기 위한 준설은 갯벌 매립 여부와 관계없이 금강하구 둑 건설 이후부터 진행되고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정부는 현재 국무총리실과 건교부, 해양수산부, 환경부가 추천한 8명으로 군장국가산업단지 장항지구 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회(위원장 신항식 KAIST 교수)를 구성해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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