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한국 생태계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폴란드 출신 피오트르 야블론스키(48) 교수.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말 학장단회의를 거쳐 피오트르 씨를 자연대 생명과학부 전임교원(부교수)으로 임용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는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 에코과학부 ‘행동 및 생태연구실’ 연구원으로 세계적 학술지인 ‘행동생태학 및 사회생물학(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 ‘진화(Evolution)’ 등에 수차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피오트르 씨는 한국에서 사랑과 직업을 모두 얻었다. 그가 한국과 사랑에 빠진 것은 2004년 유럽에서 열린 생태학회에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의 제자였던 한국인 아내를 만나면서부터.
주로 미국에서 활발히 연구한 피오트르 씨는 결혼과 함께 한국 생태계를 연구할 결심으로 한국에 눌러앉았다. 2004년 폴란드에서 받은 대학교수자격증(Habilitation·독일, 폴란드에서 대학교수가 될 수 있는 자격증)도 뒤로한 채 한국에 뿌리를 내린 것.
피오트르 씨는 한국에 서식하는 소금쟁이의 행태 연구에 빠져 있다. 이와 함께 비무장지대의 두루미와 까치 등 다양한 조류와 곤충 연구도 그의 관심사다. 그는 기존에 유럽과 미국의 조류 곤충 등에 대해 연구해 왔다.
피오트르 씨는 주변 동료들에게 “한국에 있는 동물과 관련해 더 좋은 프로젝트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왔다. 그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최 교수는 “행동생태학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가 앞으로 탁월한 연구실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 오세정 학장은 “피오트르 교수 임용으로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더라도 실력이 뛰어나면 얼마든지 서울대 교수로 임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외국인 교수 임용 확대로 영어강좌 신설, 학문의 국제경쟁력 강화 등 서울대 자연대의 국제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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