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경서동에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에 골프장 건설이 추진돼 시민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매립장을 관리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환경부가 나서서 골프장을 건설하려 한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골프장 건설 추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000년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 124만 평에 골프장을 포함한 공원,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드림파크사업을 2004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이곳은 1992년부터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폐기물 6400만 t이 매립됐으며, 현재는 제2매립장(112만 평)이 사용되고 있다.
골프장은 제1매립장 상부 43만 평에 36홀 규모로 추진되며 이르면 2008년 말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매립지 사후관리방안으로 추진되는 드림파크에는 골프장 외에 생태공원, 승마코스, 트레킹코스, 생태환경체험장, 습지관찰지구 등이 들어선다. 이미 주민체육공원과 야생화 단지, 생태연못 등이 조성돼 있다.
매립지관리공사 측은 “300여억 원으로 예상되는 조성비용은 매립지 운영관리개선적립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며 “대중골프장으로 조성해 많은 주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골프장을?=혐오시설에서 주민 선호시설로 바꾼다는 관리공사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나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주변에 청라지구(27홀), 송도지구(18홀), 계양산(18홀) 등 골프장이 우후죽순처럼 조성되는 마당에 또 골프장 건설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골프장 수익금으로 공원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발상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골프장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환경부가 산하기관을 통해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것은 이율배반적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쓰레기 반입수수료와 매립지조성비용 등을 부담해 온 서울시와 경기도 역시 관리공사 측이 배경설명이나 자금수요계획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골프장 설립을 추진한다며 부정적인 태도다.
서울시는 “매립지 땅의 소유권 대부분을 갖고 있는 서울시와는 구체적인 협의도 없이 관리공사 측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내비쳤다.
경기도는 “골프장이 조성되더라도 운영수익은 차기 제3, 제4매립지를 조성할 때 기반시설 비용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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