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는 관객 2500여 명이 몰렸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이 대부분이었으며 소방관과 특수학교 교사 등 단체 관객도 많았다. 연세어학당 유학생 등 외국인도 100여 명에 이르렀다.
탤런트 강석우 씨와 미스코리아 이하늬 씨가 진행한 이날 공연은 전통 국악에 이어 퓨전 국악과 비보이(B-boy) 댄스로 이어졌다. ‘제1부 전통의 숨결을 느끼며…’에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수제천’ 연주와 가야금 연주가 황병기 씨의 ‘춘설’, 명창 안숙선 씨의 판소리 ‘흥부가’ 등이 무대를 수놓았다.
공연 초반 국악의 그윽한 선율에 취한 관객들은 2부 ‘전통, 또 하나의 경계를 넘어’가 이어지자 신명을 내기 시작했다. 국악 반주에 맞춰 탭댄스를 추는 순서에 이어 가수 이정선 씨가 세 쌍둥이 자매 국악그룹 ‘이즈’의 연주와 함께 ‘고향길’ ‘뭉게구름’을 노래할 때는 관객들이 손뼉을 치며 따라 부르기도 했다.
3부 ‘세계 속 우리의 소리와 몸짓’에서 숙명가야금연주단의 ‘캐넌’ 변주곡에 비보이팀 ‘리버스 크루’가 현란한 몸짓으로 무대를 가득 메우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나왔다. 이옥선(72) 씨는 “가야금 반주에 어울리는 묘기를 볼 때는 나이를 잊은 듯했다”고 말했다. 리버스 크루의 이은석 씨도 “국악과 비보이의 낯선 조화에 관객들이 크게 호응해 놀랐다”고 말했다.
황병기 씨는 “국악을 잘 모르는 젊은이와 어린이가 객석에 많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길정선(41) 씨는 “예매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공연은 고품격”이라고 감탄했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이재구(55) 씨는 “비싼 입장료 때문에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번 공연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문화 콘텐츠로 개발하고 매달 한 차례 월요일에 ‘봄의 새로운 출발과 설렘’(3, 4월) ‘가정의 달! 사랑의 이름으로’(5, 6월) 등으로 ‘1000원의 행복’ 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김아영(서울대 영어영문학과 3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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