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생 쌍둥이 아들을 둔 A(60·무직) 씨는 14일 오후 8시경 술을 마신 채 서울 마포구의 집에 돌아와 “같이 죽자”고 외치며 지포 라이터 기름통에 구멍을 내 휘발유를 거실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했다.
쌍둥이 아들이 전교생 500여 명 중 나란히 꼴찌를 했는데도 컴퓨터 오락에만 몰두한 것을 보고 화를 참지 못한 것.
이에 A 씨의 부인 B(51) 씨가 “불붙이려는 모습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려고 하자 A 씨는 집에 있던 망치를 들고 가족을 위협하기도 했다.
부인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 씨는 “두 아들의 성적표에 ‘양’이라도 하나 있었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5일 A 씨를 폭력행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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