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가>부터 <다>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와 관련된 글이다. 그 주제를 말하고, 글 <라>와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면서 그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그림 <마>를 하나의 례로 포함시켜 논술하시오.(1600±100자) ※제시문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
■ 학생글
홍재화·수원 창현고등학교 1학년
제시문 ①<가>∼<다>는 본질에 관하여 논하고 있다. ②그중에서도 진정한 사물의 본질은 편견을 없애고 여러 측면에서 분석해야 알아낼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 <가>에서 경험이 적은 ③자는 자신이 보았던 것과 다른 것은 괴이하다 여겨 대상을 부정한다고 하였다. 또 빛에 따라 날개 빛이 변하는 까마귀이지만 햇빛에 따라 다름을 보지 못한 사람과 애초에 편견을 가져 검은 색이라 여긴 사람은 본질을 알지 ④못한다 하였다. ⑤바로 경험의 부족은 얘기한 것으로 제시문 <라>에서 밝힌 개인의 경험이나 성격의 편견으로 발생하는 동굴의 우상편견에 빠져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여산에 모습을 여러 방면으로 보지 못하고 산 속에 있어 진면목을 알 수 없다는 ⑥제시문 <다>도 동굴에 우상편견 때문에 본질을 파악하지 못함이다. 왜냐하면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은 깨우쳤지만 화자는 산 속에 있어서 개인의 경험이 산 속에 한정되어 여산의 진면목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나>에서는 순록, 원숭이, ⑦미꾸라지등 다른 동물과 사람을 비교해 어느 쪽이 진정한 거처를 알고 있고, 맛을 알고, 아름다움을 아는 지 물어보고 있다. ⑧사람에 관점에서는 진정 가치 있는 것도 타 동물의 관점에서 본다며 가치가 없을 수 있다고 하였다. 바로 제시문 <다>에서 ⑨모든 것을 사람의 관점에서 봄으로 비롯되었다는 종종의 우상에 편견에 빠져 대상을 여러 측면으로 보는 것을 배제해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편견을 없애거나 대상을 여러 방면으로 살펴 본질을 알게 된다면 여러 효과를 낼 수 있다. 한 예로 세잔을 들 수 있다. ⑩세잔은 대상을 여러 시점에서 본 최초의 화가 즉 그림에서도 사물에 본질을 살핀 최초의 화가이다. ⑪하지만 그의 이런 노력으로 인해 실제 대상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새 지평을 열어 피카소 같은 대 화가를 창조해 내어 미술이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갈 수 있게 다리는 놓아 주었다. ⑫또 연암 박지원은 중국에 대한 사대의식에 사로 잡혀 본질을 추구하지 않고 화풍, 문체의 겉모습을 으뜸으로 여긴 조선시대에 겉모습만을 추구한 사회세태를 비판하고 패관문학을 부활시켜 조선시대 문학인 중 최고가 되었다. 이런 세잔과 박지원에 공통점은 바로 ⑬본질의 추구이다. 하지만 ⑭본질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아마 성인수준의 사람만이 본질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본질을 알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인 편견, 즉 고정관념을 극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예로 어린왕자에서 비행사는 어린 시절에 먹이를 먹고 있는 보아 뱀을 그려 어른에게 보여 주었다. 하지만 어른은 단순히 모자라고 하였고 어린 비행사는 크게 실망하였다. 어른은 지금껏 보아온 모자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먹이를 먹는 중인 보아 뱀이라고 유추해 낼 수 없었다. 만약 편견을 떨쳐 낸다면 본질을 알기까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이런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세잔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 편견을 극복해 내기 위해선 여러 경험을 해 보아야 한다. 바로 동굴의 우상편견의 원인인 개인경험을 늘리는 것이다. 여행을 가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여러 사람들을 만나러 가거나 봉사활동을 나가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되어 편견을 극복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⑮궁극적으로 본질을 깨달아 세잔 정도는 아니더라도 삶의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첨삭지도
논제에서 곧바로 ‘쓸거리’를 주지 않고 ‘(제시문의) 공통주제를 찾아서 자신의 생각을 써라’는 식의 이번 논제는 제시문 독해가 관건이다. 무엇을 공통주제로 뽑는가에 따라 두 번째(연관관계), 세 번째(견해 밝히기)의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재화 학생은 우선 공통주제(사물본질인식)를 출제의도에 어울리게 뽑아, 논지를 전개했다. 이번 논제의 열쇠(제시문 독해)를 잘 연 셈이다. 논지의 예시논거로 세잔을 들라는 유의사항도 잘 지켰다.
결론에서 자신의 생각을 너무 상투적으로 펼쳐 아쉽다. 물론 여행, 신문읽기, 봉사활동 등도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을 벗어나는 길이지만 논제와 어울리게 즉 ‘학술적’으로 정리해 주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다음처럼 말이다. ‘연암 박지원과 장자처럼 상대적 가치를 인정하는 다원성, 소동파의 시처럼 부분(나무)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산)를 보려는 시야, 세잔과 같은 시점의 다양성 등 다각적으로 사물을 인식하려는 노력이 대상을 잘 아는 바른 길이다.’
1600자 ‘통글’ 하나의 단락이 세 개뿐이다. 기형적 몸매(얼개)다. 너무 짧은 서론의 앞에 도입부 격으로 ‘화제던지기’(쓸거리 암시)를 해줬다면 서론의 기능이 제대로다. 공통주제인 ‘사물의 본질인식’이 진리탐구에 중요하다’란 식으로 말이다. 본론도 중심내용의 전개에 따라 단락을 나눠야 한다. 본론은 논술요구조건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본론의 문단짜임새가 좋아야 논지가 짜임새 있게 펼쳐진다. 논술의 생명 즉 논증의 장이 바로 본론이기에 그만큼 중요하단 말이다.
▶①은 “<가> <나> <다>의 공통주제는 ‘사물의 본질인식’이다”로 논제와 걸맞게 써줘야 한다. ②앞에 여러 내용이 나와야 ‘그중에서도’란 단어가 문맥상 생뚱맞지 않다. ③은 글의 격을 떨어뜨린다. ‘사람’으로 고쳐야 옳다. ④는 “못한다고 하였다” 혹은 “못한다고 한다”가 어색하지 않다. ⑤와 ⑥은 “바로 개인적 경험의 한계를 지적한 것으로 제시문 <라>의 동굴의 우상에 빠지지 말자는 뜻이다”, “제시문 <다>도 ‘동굴의 우상’ 탓에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꼴이다”로 각각 고쳐야 명료하다.
여러 가지를 열거할 때 쓰는 ‘∼등’(⑦)은 띄어쓰기가 원칙이다. ⑧은 “사람의 관점으론 가치가 있는 것도 동물의 관점에선 가치가 없을 수 있다고 한다”로 고쳐야 한다. ⑨는 “모든 것을 사람의 관점으로 보는 탓에 ‘종족의 우상’에 빠져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로 간결하게 고치길 바란다. ⑩은 “세잔은 대상을 다시점으로 그린 최초의 화가다. 대상을 꼭 한 시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르네상스 이후의 전통적 원근법의 권위를 부수고 새롭게 사물을 인식하는 법을 그림으로 보여줬다. 극장의 우상을 탈피한 결과다”로 써야 뜻도 명백하고, 사물인식을 다양하게 한 세잔의 의미도 강조할 수 있다.
문장 앞(원인)과 뒤(결과)의 문맥상 ⑪은 역접접속사(하지만)가 아니라 인과접속사(그래서)가 맞다. ⑫는 제시문 <가>의 내용을 잘 독해했으나, 그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이 거친 게 탈이다. “연암 박지원은 ‘소중화주의’에 빠져 글은 한나라의 사마천과 반고를, 시는 당나라의 이태백과 두보를 맹목적으로 따른 당시 조선의 성리학자들처럼 ‘극장의 우상’에 빠지지 않고 객관적 조건에 따라 글을 다양하게 변통한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조선적이면서도, 창조적인 글을 썼다”로 써야 의미를 잘 전달한다. ⑬은 “본질의 추구 즉 사물을 제대로 인식하려는 앎의 진정성이다”가 명료하다. ⑭는 “본질을 아는 것은”이 맞다. ⑮에서 ‘세잔 정도는 아니더라도’란 표현은 어색하다. “궁극적으로 사물에 다양하게 접근해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세잔처럼 우리들의 참된 사물인식을 방해하는 우상들을 깨면서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창조성을 발휘하면 진리탐구의 길도 열린다”로 고치는 게 좋다.
■ 논제 분석
고려대 논술유형이다. 논제 요구조건은 세 개다. ① 제시문 <가> <나> <다>의 공통주제 찾기, ② 그 주제를 말하고, 제시문 <라>와의 연관 관계 설명하기, ③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 펼치기 등이다. 단 유의할 점은 ③에서 ‘그림 <마>를 하나의 근거예시로 들어주어야’ 논제 파악이 제대로다. 공통주제는 ‘사물의 본질인식’(참된 앎의 방법론)이다. 즉 ‘인간은 어떻게 해야 대상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나’ ‘사물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길은 무엇인가’ 등등을 다루는 문제다.
■ 제시문 분석
<가> 까마귀는 반드시 검을까. 연암 박지원은 ‘까마귀는 꼭 검다’라는 ‘(단 하나의) 고정관념’으로는 까마귀의 참모습을 인식할 수 없다고 한다. 마네, 모네 등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아이디어와 흡사하다. 그들은 ‘태양광선에 따라’ 사물의 ‘색’이 다르므로 그 순간을 포착해 그려야 사물의 본질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가령 모네의 ‘루앙 성당’ 연작은 성당의 색조가 ‘빛의 변화(시점)’ 즉 아침·저녁·낮·석양에 따라 색도 회색·청색·백색·갈색 등으로 다양하게 인식되고 표현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연암의 까마귀도 마찬가지다. ‘빛에 따라’ 푸른 까마귀·초록 까마귀·붉은 까마귀 등으로 각각 다르게 부를 수 있다. 대상의 본질을 잘 인식하고 표현하기 위해선 미리 정한 ‘주관적인 눈’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동굴의 우상(偶像)’에 빠지지 말자는 거다.
<나> 중국 고대의 절세미인 여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감을 갖기 마련이지만 동물 입장에선 그저 피해야할 대상일 수 있다는 장자의 우화다. 미와 추, 선과 악, 참과 거짓 등에 대한 사람의 인식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이 아니라, 단지 ‘상대적인 견해’에 불과할 수 있다는 철리(哲理)다. 제시문 <라> 베이컨의 ‘종족의 우상’과 연관시킬 수 있다.
<다> 소동파는 여산 ‘안에서’ 여산을 보면 보는 시점에 따라 각각 다르게 보일 뿐, 여산의 전체를 알 수 없다고 한다. ‘부분(나무)만 보고 전체(산)를 보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셈인데, ‘여산 안’의 시점이 곧 ‘동굴의 우상’일 수 있다는 거다. ‘우물 안 개구리(여산 속 사람)’ 즉 동굴의 우상에 빠지지 말자는 말이다.
<라> 베이컨은 인간의 인식(앎)에는 4가지 우상이 있는데, 이것을 없애지 않으면 사물의 본질을 알기 어렵다고 한다. ① 종족의 우상은 ‘인간’이라는 종족에 갇히어 인간이 믿고 싶은 대로만 믿는 오류다. ② 동굴의 우상은 ‘짧은’ 경험·소견·편견 등으로 인해 벌어진다. 비유컨대 “여름벌레가 겨울의 고드름을 알 수 없고 우물 안 개구리(정저지와·井底之蛙)가 바다를 알 수 없다”(장자)는 것이다. ③ 시장의 우상은 시장판 장사꾼들의 시끌시끌한 입씨름처럼 인간의 언어로 인해 벌어지는 인식혼란이다. ④ 극장의 우상은 ‘기존의 학설 ·권위·문체·이데올로기 등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오류다.
<마> 후기 인상파 ‘세잔’은 대상의 변치 않는 본질을 그리기 위해 색채분할법을 선보였다. 눈에 보이는 실제의 색을 그대로 칠하는 것이 아니라, 시점에 따라 다른 사물의 색을 모자이크처럼 조합해 입체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전통적인 원근법의 모순도 극복한다. 소실점을 하나로 두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즉 대상을 보는 시점을 여러 개로 둔 것이다. 대상을 다각도로 관찰해 대상의 참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다시점 원근법’을 낳은 세잔은 그래서 피카소의 큐비즘을 낳고,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린다. 연암 박지원이 ‘옛 것을 근본으로 하되 새로운 것을 창조(법고창신·法古創新)’한 것처럼 세잔은 르네상스 이후 소실점을 하나로만 고정시킨 전통적 원근법의 권위 즉 극장의 우상을 무너뜨린 거다.
■ 다음주 논제
<가>는 인간 본성에 대해 맹자와 논변을 벌인 고자(告子)의 주장이다. <나>를 참고로 맹자의 반론을 추론해 ‘봇물’의 예로 서술하고, 그림 <바>에서 ‘구부러진 나무(범법자)’를 바로 자라나게 하기 위해 글 속의 학자들은 각각 어떤 처방을 내릴지에 대해 논술하시오. (1600자 내외)
<가>
인간의 본성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다. 생리적 욕망이 성품이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식욕과 색욕을 들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이나 동물이 다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며, 그 자체를 선하다거나 악하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봇물(湍水)’을 동쪽으로 트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트면 서쪽으로 흐르는 것과 같다.
이러한 인성에는 인의(仁義)가 들어 있지 않으므로, 그 자체를 선 또는 악이라고 할 수 없다. 즉, 인의란 후천적인 교육이나 학습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것이지, 본래부터 고유하게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다. 이는 장인(匠人)이 버드나무로 바구니를 만드는 것과도 같은데, 버드나무 속에 바구니가 들어 있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인성은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개조시킬 수 있다.
[고등학교 ‘전통윤리’(교육인적자원부) 79쪽]
<나>
맹자가 말했다.
“우산(牛山)의 숲은 예전에 아름다웠지만, 큰 나라의 근교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도끼로 베어내니, 계속 아름다울 수 있겠는가? 낮과 밤으로 자라나고 비와 이슬이 적셔 주어 새싹이 움터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소와 양들은 그곳에다 놓아 먹이니 저렇게 반들반들한 민둥산이 된 것이다. 사람들이 그 반들반들한 것을 보고서 그곳에는 예전부터 나무들이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어찌 산의 본래 성질이겠는가? 사람에게 있어서도 어찌 인(仁)과 의(義)의 마음이 없겠는가? 사람들이 선한 마음을 놓쳐 버리는 것 역시 도끼질로 매일매일 나무를 베어내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겠는가?(후략)”[맹자 ‘고자(告子) 편’]
<다>
순자(荀子·기원전 298∼기원전 238)는 성악설을 주장하면서, 옛 성현들의 가르침에 따라 끊임없이 행실을 닦아 “악한 본성을 변화시켜 선하게 만들어야 한다(化性起僞)”고 하였다. 그는 악한 성품에 대비해 ‘예(禮)’의 실천과 교육을 강조하였고, 정치도 ‘예치(禮治)’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예란, 인간의 질서 있는 생활을 외적으로 규제하는 도덕규범을 의미하는 것으로, 순자는 사람에게 예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고, 도모하는 일에 예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으며, 국가에 예가 없으면 사회의 안정을 이룩할 수 없다고 하였다. 즉, 순자는 인의(仁義)의 도덕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외적인 행동을 규제하는 강력한 예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것이 바로 순자의 예치로서,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인의의 도덕을 바깥으로 확충할 것을 강조한 맹자의 입장과는 다른 점이다. (중략) 법가를 대표하는 한비자(韓非子·기원전 280?∼기원전 233)는 전국시대 말기에 활동하였다. 그는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의 영향을 받아 법가사상을 체계화하였으며, “인간은 이기적이며 간사한 지혜에 차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없고, 오직 상과 벌로써만 조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는 철저하게 형법(刑法)에 의지해 통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교육인적자원부)]
<라>
맹자는 모든 인간의 본성에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것은 인간이 본래부터 지니는 자연적 본성이라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본성을 갈고 닦는 실마리로서 네 가지 마음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네 가지 ‘실마리’ 또는 ‘싹’이라는 의미로 ‘사단(四端)’이라고 하는데,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惻隱之心)’ ‘부끄러워하는 마음(羞惡之心)’ ‘겸손하게 사양하는 마음(辭讓之心)’ ‘시비를 가리는 마음(是非之心)’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 마음은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알려 준다. 또, 이것은 지적 탐구나 외적 강제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내재한 자연적인 마음이다. 그리하여 그는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네 가지 마음을 잘 보존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고등학교 ‘전통윤리’(교육인적자원부)]
<마>
인의예지(仁義禮智)는 반드시 실천한 후에 성립한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 할 때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생겨도 가서 구해 주지 않는다면, 그 마음의 근원만을 캐 들어가서 ‘인(仁)’이라 말할 수 없다. 한 그릇의 밥을 성내거나 발로 차면서 줄 때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생겨도 그것을 버리고 가지 않는다면, 그 마음의 근원만을 캐 들어가서 ‘의(義)’라 말할 수 없다. 큰 손님이 문에 이르렀을 때 ‘공경지심(恭敬之心)’이 생겨도 맞이하여 절하지 않는다면, 그 마음의 근원만을 캐 들어가서 ‘예(禮)’라 말할 수 없다. 선한 사람이 무고(誣告)를 당했을 때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생겨도 분명하게 분별해주지 않는다면, 그 마음의 근원만을 캐 들어가서 ‘지(智)’라 말할 수 없다.
[정약용, ‘맹자요의(孟子要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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