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 테러' 김명호씨 "억울하다… 살해의도 없었다"

  • 입력 2007년 1월 17일 15시 19분


판결에 불복, 현직 고법 부장판사를 석궁으로 쏴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 등)를 받고 있는 성균관대 전 조교수 김명호(50)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17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렸다.

오전 10시 20분께 호송차량으로 법원에 도착한 김씨는 영장심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앉아서 단식 투쟁 중이다. 억울하다. 가해자는 내가 아니라 박홍우 부장판사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형사1단독 한정규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영장심사에서 "단지 위협용으로 석궁을 가져갔을 뿐 몸싸움 도중 우연히 화살이 발사된 것"이라며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오전 11시45분께 영장심사를 받고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박 부장판사에게 항소기각 이유가 무엇인지 따지기 위해 갔을 뿐 살인미수 혐의를 전혀 인정할 수없다"며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다. 법대로 처리해 달라고 판사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원의 판결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부패하고 파렴치한 사람들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며 강한 불신감을 보인 뒤 "교수직위 파직건에 대해 의혹을 밝혀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씨는 영장심사를 받은 뒤 송파경찰서로 이송됐으며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대학의 재임용 탈락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김씨는 15일 오후 6시33분께 항소심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부장판사 집인 송파구 잠실동 모 아파트에 숨어있다 귀가하는 박 판사를 향해 석궁으로 화살 1발을 발사, 복부에 깊이 1.5㎝ 가량의 상처를 입혀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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