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중구가 티격태격하고 있다.
중구(구청장 정동일)는 남산 자락에 있는 만큼 남산의 상징인 소나무 가로수를 심어 특색 있는 거리를 꾸미겠다는 태도인 반면 서울시는 소나무가 여름에는 그늘을 제공하고 겨울에는 햇빛을 통과시키는 가로수 기능에 맞지 않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
중구가 구청장의 선거공약이라는 이유로 소나무 가로수 식재 계획을 추진하자 서울시는 이례적으로 이를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중구는 서울시의 반대와 상관없이 갈수록 대형화돼 인도를 비좁게 만들고 간판 등을 가려 민원을 발생시키는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도시 미관을 살리는 고급 수종인 소나무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밀레니엄힐튼호텔과 서울역 사이 후암동길에 14그루, 칠패길에 39그루, 세운상가 앞에 6그루,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 25그루 등 지난해 11월부터 심은 소나무 가로수는 모두 94그루에 이른다. 중구는 해마다 관련 예산을 편성해 관내에 심어진 1000여 그루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소나무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자치구가 관리하는 폭 20m 미만의 도로는 상관 않겠지만 서울시가 관리하는 폭 20m 이상 도로에는 소나무 가로수를 심도록 방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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