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건강]<3>투렛 증후군

  • 입력 2007년 1월 23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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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영식이는 2학년 때 까다로운 담임 선생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후 눈을 자주 깜박이는 버릇이 생겼다. 3학년쯤부터는 ‘킁킁’거리거나 ‘음음’거리는 소리를 종종 내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갑자기 고개를 뒤로 젖히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잠을 잘 때는 이런 증상이 거짓말처럼 없어지기 때문에 혹시 영식이가 의도적으로 하지는 않나 혹은 나쁜 버릇이 아닌가 하고 어머니는 생각했다.

아이의 변화를 눈치 채긴 했지만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영식이 부모는 혹시 목에 이상이 생길까 걱정되어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의사에게서 뜬금없이 소아 정신과에 가 보란 말을 들었다.

영식이는 전형적인 ‘틱 장애’였다. 눈을 계속 깜박거리거나 머리를 흔들거나 어깨를 실룩이는 등 신체의 한 부분을 계속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운동 틱’이라 하고, 킁킁 소리 기침 소리 개 짖는 것과 같은 소리를 연속적으로 내는 경우를 ‘음성 틱’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주 내지 수개월 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일과성 틱을 갖고 있지만 일년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 틱’이라 부른다.

운동 틱과 음성 틱을 함께 가진 경우를 ‘투렛 증후군’이라고 한다. 병을 고친답시고 귀신이 씐 것이라며 굿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고 한약을 먹거나 침을 시도한 후에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틱 증상은 다양하게 변하면서 나타나며 증상이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틱은 잠깐 동안은 안 하고 참을 수 있지만 오랫동안 참을 수는 없다. 부모가 벌을 주거나 선생님이 꾸중한다고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이의 자존심만 다치게 된다.

심한 틱이 너무 빈번히 또는 오랫동안 발생하거나 학교 공부나 친구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면 의사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투렛 증후군을 갖고 있는 아동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기에 의사의 지시를 철저히 따라야 한다. 약물들은 틱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증상을 감소시킬 뿐이다.

약을 복용하든 안 하든 틱은 대부분 사춘기가 지나면서 감소하거나 사라진다. 어렸을 때 틱 증상이 있었다 하더라도 나이 들어 성공적인 삶과 직업을 갖는 사람이 많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홍성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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