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한강변 가짜유서에 잠수부 헛고생

  • 입력 2007년 1월 25일 03시 00분


23일 오후 2시 반경 경찰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 주인이 없는 겉옷, 신발, 편지, 통장이 발견됐다는 시민의 제보가 들어왔다.

현장에 긴급 출동한 경찰은 ‘그동안 말썽을 피워 죄송합니다. 다시 태어나면 다시는 말썽을 피우지 않겠습니다’라고 가족 앞으로 쓴 유서를 발견했다. 그 옆에는 여자 친구에게 남긴 ‘미안하다’는 내용의 편지도 놓여 있었다.

경찰은 통장 주인인 성모(26) 씨의 부모에게 연락했고 성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평소 폭행 사건에 연루돼 경찰서를 들락거렸고 집안 돈도 많이 가져다 써서 꾸짖었는데 사건 당일인 오후 2시경 집을 나선 뒤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 씨가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한강순찰대 잠수부를 동원해 1시간여 동안 강 속을 샅샅이 뒤졌으나 시신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성 씨의 어머니는 같은 날 오후 7시경 “바람을 쐬러 강릉에 와 있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고 경찰에 연락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이 평소 말썽을 피워 어머니에게서 많이 혼났는데 골탕을 먹이려고 이런 짓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도 자살 소동을 벌인 일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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