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로 불리는 국민 여동생 영화배우 문근영(20·사진) 씨가 시골 공부방을 살렸다.
지난해 10월 21일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종리 ‘땅끝공부방’에 40대 여성이 피자를 들고 찾아왔다. 그는 공부방을 운영하는 배요섭(51·땅끝 아름다운 교회 전도사) 씨에게 “공부방이 문 닫을 처지에 놓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으니 적당한 땅을 찾아 달라”고 말했다.
배 씨는 “이름이라도 알려줘야 감사를 표시할 것 아니냐”고 했으나 그는 “두 달 후에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두고 공부방을 다시 찾은 그는 “공부방 인근 500여 평(시가 7500만 원)을 매입했으니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좋겠다”며 매매계약서를 내밀었다. 배 씨 부부는 계약서에서 ‘문근영’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이 여성은 문 씨의 어머니 류선영(46·광주사직도서관 관리장) 씨였다.
문 씨의 아름다운 기부로 이 공부방은 다음 달 공사에 들어가 도서관, 컴퓨터실, 목욕탕, 식당을 갖춘 ‘지역아동센터’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다음 달 착공식을 갖는 이 센터는 50여 평 규모로 2억 원에 이르는 건축비와 집기 구입비 역시 문 씨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류 씨는 또 아이들이 통학할 때 사용하는 배 씨의 1t 화물트럭이 낡은 사실을 알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주지회에 2500만 원을 지정 기탁해 12인승 승합차로 바꿔줬다. 류 씨는 배 씨에게 “근영이가 이곳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올바르게 자랐으면 한다는 뜻을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나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준 문 씨 가족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고마워했다.
현재 휴가 중인 류 씨는 문 씨와 함께 호주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출신으로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문 씨는 최근 소아암, 백혈병 치료에 써 달라며 550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등 지금껏 연예 활동을 해오며 여러 차례 사회단체에 성금을 기탁해 왔다.
해남=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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