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새 위원장에 온건파 당선

  • 입력 2007년 1월 27일 03시 11분


민주노총은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39차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온건파인 이석행(사진) 전 사무총장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대의원 919명이 참석한 투표에서 이 후보는 482표(52%)를 얻어 431표를 얻은 강경파 양경규(공공연맹위원장) 후보를 눌렀다.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어 결선 투표를 치렀다. 결선 투표에서는 1차 투표에서 3위를 한 조희주 후보의 표가 같은 강경파 계열의 양 후보에게 몰려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결 구도를 나타냈다.

이 신임 위원장은 2010년 1월 말까지 민주노총을 이끌게 된다.

온건파 위원장이 선출된 데는 민주노총 내부의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경 일변도의 노선과 정치성 파업이 여론의 외면을 불러왔고 조합원에게서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신임 위원장은 당선 직후 “현장의 요구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현장 노동자는 합리적 투쟁과 대화를 요구한다는 뜻이다.

세 후보는 이날 투표를 앞둔 연설에서 “민주노총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노총의 약화된 투쟁 동력과 조합원 수 감소, 악화된 여론 등을 의식한 발언이다.

온건중도파의 이 후보가 당선됐지만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 노선이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파와 현장파 등 강경파가 민주노총 지도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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