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초중등 교과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면서 교련 과목의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새 이름으로 '안전 생활', '생활 안전' 등을 검토하고 있는 교육부는 이번 주 안에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다음달 말까지 개명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따라서 올 새학기부터 교련이란 이름이 사라지게 될 예정이다.
교련은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려다 김신조(현재 목사) 씨를 제외한 전원이 사살되는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터진 이듬해인 1969년 신설됐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북한의 비정규전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향토예비군을 창설하고 고교와 대학에 교련 과목을 도입했다.
남녀 고교생은 교련 수업이 있는 날이면 얼룩무늬 교련복 차림으로 등교했다. 남자 고교생은 M1이나 카빈 소총, M16 모형 소총을 들고 총검술과 사격술 등을 익히고 제식훈련을 했다. 여고생은 삼각건이나 들것을 들고 부상병을 치료하는 위생병 훈련을 받았다.
교련 수업 시간에는 단체 기합과 구령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교련 교사들은 직업군인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학교를 병영화한다는 비판을 일었다. 1970년대에는 교련 반대 데모가 일어나 많은 대학생이 당국에 붙잡혀 가기도 했다.
교련은 1980년대 말까지 군사교육 위주였으나 냉전체제가 허물어지고, 민주화 바람이 불자 1992년 6차 교육과정부터 응급 처치, 인성 교육, 안전 교육 위주로 바뀌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련의 수업 내용에 맞춰 과목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997년 제정된 7차 교육과정에서 교련은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전국 2144개 고교 가운데 4.2%인 91개교만이 교련을 가르쳤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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