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인문계 대입 실전 논술

  • 입력 2007년 1월 30일 03시 00분


■논제

【논제 1】 제시문들은 갈등과 법 또는 규칙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 주고 있다. 제시문 (라)를 요약하고(180±30자), 제시문 (가)의 아버지가 바라보는 ‘법’의 관점과 제시문 (나)에 나타난 법의 관점을 갈등의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비교 분석해 보세요.(전체 1000±50자)

【논제 2】 제시문 (마)에서 보듯이 원뿔의 단면은 자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도형으로 나타나지만 그 도형들은 동일한 입체도형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 논의와 아래 제시문들을 활용하여 바람직한 ‘법과 규칙’은 어떠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세요.(600±50자)

※제시문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

■학생 글 - 오경아·경기 경화여고 3학년

[논제 1]

제시문(라)에서루소의 주장은 사유재산 등으로 인해 불평등이 생겨나면서 강자와 약자가 등장했고, 그 강자와 약자 모두를 보호, 방위하는 것은 법률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법률은 정의와 평화를 가져다 주고 ③단합을 집중시키는 기능을 한다. ④루소는여기에서 법률은 불평등한 사회에 평등을 가져다 준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가)의 아버지는 약자의 입장에서 법은 강자나 사회적 지배층 옆에 있는 것이며, 강자에게 유리할 뿐 약자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⑥“그들 옆엔 법이 있다” 라는 한마디로 표현했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법은 ⑦부정적인 제도일 뿐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제시문 (나)에서는 법은 ⓐ인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⑧제시문 (가)에서와 달리 법은 인간에게나 사회적으로나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들 중 누구의 입장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⑨이러한 법에 대해서 다른 입장들의 갈등은 항상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 갈등의 원인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 중의 하나이며 문제의 해결 방법을 ⑩기능론적인 관점에서 서술해 볼 필요성이 있다.

우선 ⑪정책적, 경제적, 교육적, 사회적 측면으로 나눠서 설명해 보면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빈민이나 사회적 소외계층들을 보호할 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로 법무사들을 지원해 주는 ⑫제도 등과 같은 제도가 확대, 강화되어야 한다. ⑬경제적인 면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에게 일자리 창출로 소득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제도, 교육적 측면에서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학비지원 및 장학금 제도 확대,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는 문화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의 제도 등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들이 사회적 소회계층 또는 빈민들을 보호해 줄 것이다. 이렇듯 사회 각각의 기능들이 제대로 기능하면서 ⑭이러한 갈등들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풀 수 있을 것이다.

[논제 2]

법과 규칙은 제시문 (마)의 도형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떻게 시행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①그러므로 법을 시행하는 방향을 정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제시문들에서처럼 빈민들을 구제하면서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평등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을 시행해야 한다. <③여기에서 빈민 구제와 평등 실현은 어떤 맥락에서 보면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법과 규칙’은 ④많은 것들을 필요로 하지만, 제일 기본적인 것은 바로 자유와 평등인 것이다.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도 자유와 평등이다. 법과 규칙은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의 바람직한 ‘법과 규칙’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물론 정의도 중요하다. 바람직한 법은 자유와 평등보다는 정의가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유와 평등은 인간의 기본권리이다. 이러한 기본권을 무시하고 정의만을 강조하는 것은 ⑥말이 안 된다. ⑦왜냐하면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법이 인간의 권리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바람직한 ‘법과 규칙’이 있는 사회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이 실현될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첨삭 지도

【논제 1】 전반적으로 글의 틀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답안이다. 그러나 학생의 의도와는 달리 전체적인 글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논제는 제시문 (가)와 (나)에 등장하고 있는 법의 관점을 갈등의 해결과 연결시켜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학생의 글은 대안제시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가)와 (나)의 내용분석이 너무 간단하고, 결론의 내용이 부실해지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결국 법에 관한 학생의 의견이 도대체 무엇인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①‘제시문 (라)’와 같은 식으로 띄어 쓰는 것이 좋다. 사소하지만 자주 나오는 표현이므로 유의하기 바란다. ②의 내용은 루소의 주장이 아니라 제시문 (라)에서 부자들의 주장이다. ③‘사람들을 단합시키는’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④역시 루소의 주장이 아니다. 따라서 ②의 ‘루소의 주장은’은 삭제하고 ④의 루소는 ‘제시문 (라)에서는’으로 바꿔 주는 것이 좋다. ⑤생략하는 것이 좋다. ⑥‘주장하고 있다’로 바꿔 주는 것이 좋다. 가급적 직접화법은 쓰지 않는 것이 좋으며 ⑥의 내용은 같은 내용을 단순 반복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⑦막연한 표현이다. ‘강자의 이익을 지켜 주는’과 같은 수식어를 붙여 주는 것이 좋다(ⓐ처럼). ⓑ,ⓒ 동일한 용어를 반복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⑧앞 문장을 부연 설명한 중복적인 표현일 뿐이다. 차라리 전체를 삭제하는 것이 좋다. ⑨의미 전달이 잘 안된다. 무슨 뜻인지? 따라서 ‘이와 같이 사회에는 법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이 존재함으로써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도로 바꾸는 것이 좋다. ⑩‘기능론적 관점’과 같이 구체적인 이론을 등장시키는 것은 제시문에 나와 있지 않는 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논제를 이탈할 위험이 상존하고, 또한 뒤이어 오는 글이 그 이론에 적합해야 하는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서술해 볼 필요성’은 ‘분석해 볼 필요성’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설명문이 아니고 논술이기 때문이다. ⑪필요없는 부분이다. 뒤에 구체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중복일 뿐이다. ⑫‘제도가’로 바꿔 중복을 피하는 게 좋다. ⑬너무 길다. 문장은 가급적 짧게 쓰는 것이 좋다. 의미 전달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다. ⓓ‘일자리를 잃은’은 뒤의 실업자와 중복된다. 삭제하는 것이 좋다. ⑭주장을 흐리게 하는 이와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논제 2】 제시문 (마)를 너무 간단하게 처리한 점이 아쉽다. 제시문 (마)의 의미를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다른 제시문의 내용을 연결시켜 논제를 풀어 나가는 것이 요구 사항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글이 반드시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유지할 필요는 없지만 어떤 형식을 취하든 그러한 흐름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 답안은 후반부에서 ‘정의’라는 또 다른 논점을 제기함으로써 전체적인 틀이 흔들려 버렸다.

▶①너무 일반적이고 막연하다. 이러한 문장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②이 문장의 내용은 모든 제시문의 공통된 내용이 아니다. 그러므로 ②처럼 표현할 때는 주의를 해야 한다. ③ ‘여기에서’는 생략하는 것이 좋다. ④불필요한 수식어다. 삭제하는 것이 좋다. < > 동일한 내용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하나의 내용을 늘려 쓰는 전형적인 문장이다. 또한 ③에서 ‘빈민구제와 평등 실현’이 같다는 전제를 했는데, 뒤에 나오는 내용은 ‘자유와 평등’에 관한 내용이다. ⑤‘정의’의 논점을 등장시킴으로써 갑자기 논지가 흐려지고 있다. 또한 ‘정의’와 평등·자유의 문제는 별도로 분리시킬 수 없는 부분도 있다. ⑥‘바람직하지 않다.’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다. ⑦논리적으로 애매한 표현이다.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도 어떤 이유에서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제 분석

고려대와 중앙대의 언어와 수리가 결합된 통합교과형 논술 유형을 염두에 둔 문제다. 제시문 (마)는 수리논술문제로서도 활용 가능하다. 관심 있는 학생은 제시문 (마)에서 ‘각 단면은 위 도형 중 어느 것이 될 것인지를 그림 【b】에서의 값을 이용하여 설명하세요’라는 질문을 이용하여 수리논술문제풀이도 연습해 보길 권한다.

【논제 1】 이 논제의 요구사항은 두 가지다. ①‘제시문 (라) 요약’하기, ②‘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법의 관점을 갈등의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기이다. 단, 주의할 점은 ①과 ②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굳이 ①을 맨 앞에 둘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글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제 2】 이 논제의 요구사항은 크게 보면 하나다. 즉, ‘바람직한 법과 규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논제에서는 모든 제시문을 활용하되 제시문 (마)의 논의를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제시문 분석

(가) 1970년대의 대표작으로 산업화 시대 도시 빈민의 삶을 형상화한 작품인데, 12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 중 네 번째 작품이다. 주인공 난쟁이 가족은 강제 철거를 당하고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만, 아파트에 입주하여 살 여력이 없는 그들에게 입주권은 무용지물이다. 결국 법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진 자를 위한 것일 뿐이라는 게 아버지의 주장이다.

(나) 법은 본질적으로 자유를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제시문은 그중 법치주의와 관련된 내용인데, 현대 사회로 올수록 법의 수가 증가한 것은 결국 자유의 증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 주역의 천수송 괘에 관한 내용이다. 주역의 화택규 괘가 2006학년도 연세대에서 갈등·불안과 관련하여 출제된 바 있음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천수송 괘는 사회에는 싸움이 따르기 마련임을 전제로 한다. 이는 서로 상반된 의견이 방향을 완전히 달리하는 모습을 띠게 되는데, 이럴 경우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협조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라) 사회계약론자로 유명한 장자크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발췌했다. 제시문의 내용은 부자(지배계급)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사람’의 이익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마) 제시문의 네 평면도형은 하나의 원뿔에서 만들어진다. 사회구성원들은 결국 전체 사회라는 원뿔 속에서 조건이 다른 단면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각 계층이 서로 협력하여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 바람직한 법이라면 그것이 과연 어떠해야 할 것인지와 연결시킬 수 있으면 충분할 것이다.

이갑식 학림논술 중계팀장

■다음 주 논제

[논제] 사례 (A) (B) (C)는 ‘나와 타자의 만남’을 비유적으로 보여 준다. 제시문 활용해 세 가지 만남의 성격을 설명하고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1600자 ±100자)

<사례 A> 르네 마그리트 ‘연인’, [고등 미술(교학사) ‘초현실주의’ 연계]

<사례 B>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주인공은 뚱뚱한 외모로 인해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갖은 비하와 멸시를 당한다.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자신의 인격과 감정까지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는 것이었다. 바로 그것이 그녀를 절망하게 했고 결국 목숨을 건 전신성형을 감행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신성형을 통해 변신에 성공한 주인공은 그 대가로 도덕적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는 사람은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신문기사]

<사례 C>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누가 와서 나의/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사랑이 되고 싶다./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라디오가 되고 싶다.

[장정일,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고등 문학(중앙 하, 문원 하, 케이스 상)]

[제시문]

<가> 인간의 삶을 형성하는 데에는 두 가지 관계가 있다. 이 두 가지 관계는 인간의 삶의 뿌리(근원)가 된다는 점에서 근원어라 일컬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나’가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관계가 둘이 있는데, 그 하나는 ‘나’와 ‘너’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나’와 ‘그것’의 관계이다. ‘나-너’와 ‘나-그것’의 근본적인 차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두 개의 근원어는 세계에 대한 관점이자 세계와 호흡하는 방식을 나타낸다. ‘나-너’는 내가 나의 온 존재를 기울여야만 세워지는 관계이고, ‘나-그것’은 나의 온 존재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성립하는 관계이다. 다시 말하면 ‘나-너’의 관계는 인간의 주체적인 체험이자 인격적인 만남, 주체 대 주체의 만남으로 이루어지고, ‘나-그것’의 관계는 객체적인 경험이자 지식적인 만남, 주체 대 객체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나’와 ‘그것’의 관계는 차등적 관계에 있는 반면, ‘나’와 ‘너’의 관계는 동격의 두 독특한 존재의 대등한 관계이다. 그때의 ‘나’는 진정한 나다. ‘나’의 그 두 가지 존재 방식 가운데 진정 전체적인 인격체로서의 충만한 ‘나’는, ‘너’와의 관계를 가질 때의 ‘나’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과 관계를 맺을 때, 즉 재산, 집, 그 사람, 국가 등 3인칭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과 관계를 맺는 주체는 ‘나’의 일부일 뿐이요 나는 전체는 아니다. 이것은 재산이라는 ‘그것’과의 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비인격적인 관계를 맺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단순히 하나의 기능인으로서 다른 사람과 어떤 일을 처리했을 때, 그때의 나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대체될 수 있으며 그 사람은 비록 사람이지만 나에게는 하나의 ‘너’가 될 수 없고 오히려 하나의 ‘그것’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그것’ 없이는 살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 사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나-너’는 ‘나’와 ‘너’가 합해진 것이 아니다. ‘나-너’는 ‘나’보다 진일보한 개념이다. 그러나 ‘나-그것’은 ‘나’와 ‘그것’이 합해져서 생긴 것이다. 이것은 ‘나’보다 처진 개념이다. ‘나-그것’의 ‘나’는 타자를 공간적, 시간적, 인과적 연관 속에 두는 것으로, ‘그것’은 자기의 위치와 시각에 따라 제약이 있다. ‘나-너’의 ‘너’도 물론 공간 속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그 공간은 다른 타자들과 비교하는 공간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는, 상대와 마주 서 있는 상대자와의 공간이다.[마르틴 부버, ‘나와 너’]

<나> 타인으로서의 타인은 단지 나와 다른 자아가 아니다. 그는 내가 아닌 사람이다. 그가 내가 아닌 사람이다. 그가 그인 것은 성격이나 외모나 그의 심리상태 때문이 아니라 오직 그의 다름(타자성) 때문이다. 그는 예컨대 약한 사람, ‘과부와 고아’이다.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꽃’, 고등 ‘문학’(교학)]

<라>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조화는 하지만 뇌동은 하지 않고, 소인은 뇌동은 하지만 조화는 하지 않는다(子曰 君子는 和而不同하고 小人은 同而不和니라).”

[공자, ‘논어’ 중 ‘자로’편, 고등 ‘한문’(중앙교육)]

노만수 학림논술 콘텐츠연구실장·서울디지털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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