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구의 초중고교 학생들과 교직원 사이에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2005년 3월부터 대구시내 모든 초중고교에서 시작된 ‘아침독서 10분 운동’은 2년 만에 학교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교사들은 겨울방학을 이용해 학생 글쓰기 지도에 대비한 연수를 받고 있다. 또 학생들은 3월부터 ‘삶 쓰기 100자 운동’이라는 새로운 글쓰기 활동을 시작한다.
이 같은 정책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 대구시교육청 교육정책과 한원경(48) 장학사다. 그는 29일 “글을 읽고 쓰는 게 기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장학사는 “글쓰기가 일부 재주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어서는 안 된다”며 “보통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400만 원어치의 책을 구입해 읽는다. 독서 분야도 교육을 비롯해 경제, 경영, 지식정보사회 등 다양하다. 이는 ‘교육은 세상과 동떨어져 홀로 굴러가는 바퀴가 아니다’는 그의 소신 때문이다.
아침독서 10분 운동 같은 정책들도 대부분 자신의 책읽기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늘 오전 5시 반경 일어나 1시간가량 책을 읽고 정책 구상을 한 뒤 출근하는 습관을 들였다. 중학생 딸도 아버지가 아침부터 책을 읽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는 것.
“지난해 12월 독서문화진흥법이 공포됐는데 내용 중에 ‘지방자치단체장은 직장의 독서 분위기가 활성화되도록 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 법률을 잘 모르는 지자체가 많은 것 같습니다. 공무원들은 대부분 학부모이므로 독서와 글쓰기는 학교에만 맡길 사안이 아니죠.”
그는 지난해 대구시를 찾아가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예산 2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자체가 법정 지원금 이외에 별도로 이 분야 예산을 배정한 것은 드문 일이다.
그는 “10년, 20년 뒤를 걱정하는 기업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교육계가 세상의 흐름을 외면한 채 무능한 학생을 사회로 내보낸다면 큰일 난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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