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하수관 도주 날치기, 탐사로봇에 덜미

  • 입력 2007년 1월 31일 03시 00분


직경 70cm의 하수관 속으로 기어 달아난 날치기범이 하수관 탐사 로봇에 위치가 파악돼 붙잡혔다.

30일 오전 10시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백병원 응급실에 놓여 있던 여성의 핸드백을 날치기한 한모(57) 씨는 피해자의 도움 요청을 받고 달려온 30대 남성에게 쫓겨 달아나기 시작했다.

시민이 한 씨를 따라잡아 옷자락을 붙잡으려 하자 다급해진 한 씨는 옷을 벗어부쳤고 그대로 병원 근처 당현천 쪽으로 200m를 달려가 하수관 밑으로 사라졌다.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한 씨의 행방은 묘연했다. 일단 경찰은 노원구청 치수방재과의 도움을 받아 인근 하수관 구멍을 모두 막고 하수관 탐사 로봇을 투입했다.

무게 15kg, 길이 60cm에 바퀴 4개가 달린 이 로봇은 하수관 내부를 돌아다니며 누수 지점과 불량 부위를 파악해 모니터로 화면을 전송하는 기계.

4시간 가까이 하수관을 헤매다가 길을 잃은 한 씨는 오후 2시경 로봇에 의해 발견돼 가까운 맨홀 뚜껑을 열고 들어간 경찰에 붙잡혔다.

노원역 지구대 이기봉(48) 순찰 2팀장은 “하수관 안에서 벌거벗은 채 있던 한 씨가 저체온증으로 몸을 심하게 떨어 일단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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