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0시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백병원 응급실에 놓여 있던 여성의 핸드백을 날치기한 한모(57) 씨는 피해자의 도움 요청을 받고 달려온 30대 남성에게 쫓겨 달아나기 시작했다.
시민이 한 씨를 따라잡아 옷자락을 붙잡으려 하자 다급해진 한 씨는 옷을 벗어부쳤고 그대로 병원 근처 당현천 쪽으로 200m를 달려가 하수관 밑으로 사라졌다.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한 씨의 행방은 묘연했다. 일단 경찰은 노원구청 치수방재과의 도움을 받아 인근 하수관 구멍을 모두 막고 하수관 탐사 로봇을 투입했다.
무게 15kg, 길이 60cm에 바퀴 4개가 달린 이 로봇은 하수관 내부를 돌아다니며 누수 지점과 불량 부위를 파악해 모니터로 화면을 전송하는 기계.
4시간 가까이 하수관을 헤매다가 길을 잃은 한 씨는 오후 2시경 로봇에 의해 발견돼 가까운 맨홀 뚜껑을 열고 들어간 경찰에 붙잡혔다.
노원역 지구대 이기봉(48) 순찰 2팀장은 “하수관 안에서 벌거벗은 채 있던 한 씨가 저체온증으로 몸을 심하게 떨어 일단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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