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의 고된 외출은 일곱 살 난 딸 아름이가 읽을 동화책을 빌리기 위해서다. 동네에도 동사무소 문고인 수궁동문고가 있지만 동화책은 턱없이 부족하고, 책벌레 아름이가 읽고 싶다는 책을 모두 사줄 수도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2월부터 김 씨는 이런 수고를 덜게 된다. 구로구 내 도서관의 모든 책을 인근 동사무소 도서관을 통해 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구로구는 2월부터 관내 19개 동에 있는 동문고 19곳, 구립도서관 2곳, 학교도서관 1곳, 교회도서관 2곳의 장서 16만 권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홈페이지 ‘지혜의 등대(lib .guro.go.kr)’를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지혜의 등대’를 통하면 다음과 같은 경로로 책을 빌리는 일이 가능해진다.
먼저 김 씨가 ‘지혜의 등대’ 홈페이지에 접속해 아름이가 며칠 전부터 읽고 싶다고 조르던 ‘뱃사람이 된 망쇼와 펭귄’을 검색한다. 검색 결과 꿈나무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꿈나무도서관이 있는 구로4동 동사무소의 도서 담당 직원은 ‘지혜의 등대’ 홈페이지에서 김 씨의 도서요청 내용을 확인한 뒤 ‘뱃사람이 된 망쇼와 펭귄’을 뽑아 구로구청 내에 마련된 도서교환 장소의 ‘수궁동사무소 책장’에 책을 꽂아둔다.
수궁동사무소의 담당 직원은 ‘지혜의 등대’ 홈페이지에서 구로구청의 도서교환 장소에 책이 입고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책을 가져온다. 김 씨는 ‘책이 도착했다’는 휴대전화 문자서비스(SMS)를 받고 집에서 5분 거리인 수궁동사무소에서 책을 가져온다.
매일 담당 직원들이 ‘지혜의 등대’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신청된 책을 다른 도서관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신청인이 책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틀 남짓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택배비용 부담은 구청이 하며 책을 빌린 주민은 편한 시간에 도서관과 동문고에 설치된 24시간 반납함에 넣으면 된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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