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생 호주서 영어 ‘꼴찌’…검정시험 55% 불합격

  • 입력 2007년 1월 31일 03시 00분


호주에 유학 중인 아시아권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가장 나빴다.

멜버른 모나시대 인구도시 연구소가 호주대 출신 이민자 1만2116명을 대상으로 대학 졸업 후 실시하는 국제 영어능력 검정시험(IELTS) 점수를 조사한 결과 34%가 합격점인 6점대에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지가 29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국 출신 학생의 불합격자 비율이 55.5%로 가장 높았다. 태국이 50.9%로 뒤를 이었고 네팔, 대만, 중국도 불합격자가 4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가 공용어인 싱가포르와 인도의 불합격자가 10%대로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밥 비렐 교수는 “이는 외국 출신 학생들이 호주에서 자신의 전공분야 일자리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대학들은 영어 수준 미달의 학생에게 맞춰서 강의 수준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트럴 퀸즐랜드대 시드니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최근 퇴직한 한 교수도 “영어 실력이 형편없고 성적이 기준에 못 미치는 유학생들도 탈락률을 최소화하라는 대학 측의 압력으로 모두 통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비렐 교수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줄리 비숍 교육부 장관, 대학 책임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에는 약 24만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으며 이들이 쓰는 유학비용만 연간 20억 달러에 달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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