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모나시대 인구도시 연구소가 호주대 출신 이민자 1만2116명을 대상으로 대학 졸업 후 실시하는 국제 영어능력 검정시험(IELTS) 점수를 조사한 결과 34%가 합격점인 6점대에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지가 29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국 출신 학생의 불합격자 비율이 55.5%로 가장 높았다. 태국이 50.9%로 뒤를 이었고 네팔, 대만, 중국도 불합격자가 4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가 공용어인 싱가포르와 인도의 불합격자가 10%대로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밥 비렐 교수는 “이는 외국 출신 학생들이 호주에서 자신의 전공분야 일자리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대학들은 영어 수준 미달의 학생에게 맞춰서 강의 수준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트럴 퀸즐랜드대 시드니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최근 퇴직한 한 교수도 “영어 실력이 형편없고 성적이 기준에 못 미치는 유학생들도 탈락률을 최소화하라는 대학 측의 압력으로 모두 통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비렐 교수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줄리 비숍 교육부 장관, 대학 책임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에는 약 24만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으며 이들이 쓰는 유학비용만 연간 20억 달러에 달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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